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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한은 기준금리 0.5%p 전격 인하-사상 첫 제로금리(0.75%)…50조원 특단 조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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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 결정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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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75%로 전격 인하했다. 임시 금통위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사상 세 번째, 한국의 기준금리가 0%대에 진입한 것은 사상 최초다. 앞서 한은은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9월 19일에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27일에는 한 번에 0.75%포인트를 인하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도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걸 보여준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가시화되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린 결정도 크게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미국과 발을 맞춘 셈이다.

한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0.5~0.75%에서 0.25%로 내리고 시장 유동성을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에 은행채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더불어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제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50조원 규모 특단의 비상금융조치를 결정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 신규 지원이 12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취급기관도 시중은행까지 확대해 어디에서나 1.5% 수준의 초저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대출 원금 만기 연장을 모든 금융권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더불어 최소 6개월간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도 이끌어냈다 .

▶외화 유출 가속화 우려

정부의 의사결정을 두고 전문가 의견은 갈린다.

우선 기준금리 인하폭을 두고 ‘늦었다’는 측과 ‘이 정도도 충분하다’는 논란이 팽팽하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만시지탄(때늦은 한탄)”이라면서 “미국에 떠밀려 마지못해 한 선택이라 시장에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미 시장금리는 제로금리로 가고 있었는데 기준금리를 뒤늦게 떨어뜨리니 통화정책이 시장에 안 먹혔다는 분석이 다수”라고 말했다.

반면 국제 흐름에 맞춘다면 0.25%포인트 정도만 낮춰도 됐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서 금리가 낮아진다고 소비나 투자가 늘지는 않고 외화 유출만 가속화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정책을 두고도 아쉽다는 얘기가 나온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거의 준전시 상황이다. 재정적자가 좀 올라가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재난기본소득’처럼 국민들에게 직접 돈을 주는 것보다는 집세, 전기세, 수도세 등 기본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감면하는 식의 간접지원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51호 (2020.03.25~2020.03.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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