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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사설] 방역수칙 위반에 단호히 대응해 3차 충격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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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20대 일탈이 공동체 위협 / 미온적 대처로 해외발 감염 속출 / 입국 제한조치도 적극 검토해야

세계일보

서울시가 어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2주간 집회금지명령을 내렸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목사가 이끄는 이 교회는 그제 예배를 강행하며 ‘신도 간 2m 거리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그제 전국 4만5000여개 교회를 점검한 결과 절반 가까이 예배를 강행했고 이 중 3185곳은 마스크 착용과 음식 제공 금지 등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니 걱정스럽다. 정세균 총리는 어제 “모임에 참석한 개인은 물론 우리 공동체 전체의 안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단호히 대응할 뜻을 밝혔다.

20대 청년들의 코로나19 감염 확산도 문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에서 20대 환자가 26.9%로 가장 많다”고 했다. 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감염원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부모와 조부모 등 가족과 친구에게 2, 3차 감염을 일으키기 일쑤다. 지난 주말에는 20대 감염환자가 마스크도 없이 PC방과 음식점 등을 돌아다니며 80여명과 접촉했다고 하니 기가 찬다. 집단감염의 온상으로 꼽히는 교회와 20대 등의 사회적 일탈을 방치해서는 1월 국내 첫 확진자로 시작된 1차 충격과 신천지 교인 집단감염이라는 2차 충격에 이은 ‘3차 충격’을 막을 길이 없다.

해외 감염원 차단도 시급한 과제다. 해외발 감염자는 갈수록 늘어 어제는 신규 확진자(64명)의 20%를 넘어섰다. 정 총리는 “북미발 입국자는 유럽의 2배가 넘는 대규모로 우리 방역역량을 고려할 때 어떤 실효성 있는 강화 조치를 채택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방역 당국도 유럽 외 국가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다고 했다. 기존의 특별입국절차와 유럽발 입국자 전수검사·격리조치는 실효성에 의문을 낳고 행정력 낭비 등 부작용을 빚고 있다. 국제적 흐름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방역 당국은 그제 입국금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민주적이고 자유주의에 입각한 합리적인 정책을 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발 입국자를 제한하는 나라는 모두 176곳에 이른다. 유엔 회원국의 90%를 웃도는 수준이다.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는 국가도 늘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 입국자를 세금으로 진단하고 생활비를 지급하며 치료하는 일을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각국의 상황과 대책에 상응하는 입국 제한 조치를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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