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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현대차, 자율주행 6위 올랐다…내비건트 리서치 순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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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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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내비건트 리서치 자율주행 순위’에서 현대자동차가 사상 최고 순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2년 연속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지난해 자율주행 전문업체 앱티브와 조인트 벤처 설립에 합의하면서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글로벌 에너지·이동수단 전문 조사기관 내비건트 리서치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내비건트 리서치 자율주행차 리더보드(Navigant Research Leaderboard: Automated Driving Vehicles)’에서 현대차-앱티브는 6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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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올해 내비건트 리서치 리더보드에서 인텔-모빌아이와 함께 선도(leaders) 그룹을 바짝 뒤쫓게 됐다. 내비건트 리서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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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건트 리서치는 전략(strategy)과 실행(execution) 부문에서 10개 평가 기준을 정해 자율주행 기술 수준 순위를 매긴다. 세계 자율주행 기술 평가 가운데에선 가장 공신력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구글, 2년 연속 1위… 바이두 약진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시연해 10위에 올랐던 현대차는 2018~2019년 2년 연속 15위에 그치며 자율주행 기술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9계단이나 올라선 6위를 차지했다. 선도 그룹(Leaders)엔 들지 못했지만 인텔-모빌아이(5위)와 함께 경쟁자 그룹(Contenders)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올해 1위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웨이모(구글)가 차지했다. 올해 선도그룹에는 웨이모 외에 포드·크루즈(GM) 등이 이름을 올렸는데 지난해 3위였던 포드가 GM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4위는 지난해(8위)보다 4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린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바이두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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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순위 끌어올린 현대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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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개방형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 중인 바이두는 이미 전 세계에서 자율주행 누적거리 300만㎞를 넘어섰다. 포드·테슬라·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와 협업 중이며 올해부턴 베이징에서 자율주행택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자율주행 누적거리 1600만㎞를 넘어선 웨이모가 1위를 지킨 가운데 자율주행 플랫폼 ‘아르고’를 개발 중인 포드가 지난해 2위였던 GM의 ‘크루즈’ 플랫폼을 제쳤다. 올해 선도 그룹에는 4위 바이두까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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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로보택시 시범사업을 앞두고 중국 베이징에 바이두의 자율주행차들이 도열해 있다. 바이두는 지난해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거리에서 웨이모를 앞지를 정도로 기술력을 키웠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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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티브 효과’ 현대차 순위 껑충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 규모의 자율주행 조인트 벤처(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앱티브는 지난해 내비건트 리서치 리더보드에서 4위에 올랐던 회사다.

올해 순위에선 ‘앱티브-현대’란 이름으로 순위에 진입했는데 선도 그룹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경쟁자 그룹에선 최상위권 순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앱티브 조인트 벤처는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4·5 수준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동개발하고 이를 다른 완성차 업체나 자율주행 스타트업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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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GM(크루즈)를 제치고 올해 내비건트 리서치 자율주행 리더보드에서 2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자율주행을 기다리고 있는 포드의 차량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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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율주행 영상처리 전문기업인 인텔-모빌아이는 지난해와 같은 5위를 지켰고, 지난해 6위였던 폴크스바겐그룹은 현대차-앱티브에 밀려 한 계단 순위가 하락한 7위를 차지했다.



올해 순위, 완성차↓ ICT기업↑



올해 내비건트 리서치 자율주행차 리더보드에선 완성차 업체들의 순위가 하락한 반면, 자율주행 전문 스타트업과 ICT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와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 연합은 2018년 GM-웨이모에 이은 3위였지만, 지난해 7위, 올해엔 10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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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대 포털업체 얀덱스는 올해 내비건트 리서치 자율주행차 리더보드에서 8위로 진입했다. 얀덱스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을 이용해 완성차 업체들과 로보택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현대모비스가 얀덱스와 공동 개발한 쏘나타 로보택시. 사진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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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연합했던 BMW그룹도 인텔-모빌아이 진영과 결별하면서 14위까지 순위가 하락했고, 지난해 10위권에 처음 진입했던 일본 도요타도 올해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년 전까지 10위권 안에 들었던 볼보·푸조-시트로엥·르노-닛산-미쓰비시 등 완성차 업체들은 도전자 그룹(Challengers)으로 떨어졌다.

대신 러시아 최대 포털업체인 얀덱스(8위),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ZOOX(9위) 등이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보야지 오토, 메이 모빌리티 등 테크기업들이 경쟁자 그룹에 진입한 것도 올해의 변화다.



테슬라 홀대는 계속, 애플은 실종



현재 양산 중인 자율주행차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테슬라는 올해에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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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해까지 경쟁자(contender) 그룹에서도 하위권에 속했지만 앱티브와 조인트벤처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내비건트 리서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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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건트 리서치의 자율주행차 리더보드는 구체적인 미래전략과 실제 구현 여부를 중심으로 평가하는데 테슬라는 지난해 발표한 ‘2020년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100만대’ 계획 등이 무산되면서 점수를 깎아 먹은 탓이다. 테슬라가 ‘공약(空約’이 잦은 것이 내비건트 리서치 순위에선 하위권에 그치는 이유다.

테슬라의 경우 실제 제품과 과거에 제시한 비즈니스 모델이 일치하지 않으면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최근 자율주행 상업화에 대해 명확한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는 애플도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버·리프트 등 모빌리티 전문기업들도 매년 리더보드 순위에 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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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현재 양산 중인 자동차 가운데 가장 수준 높은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했지만 내비건트 리서치 순위에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앞서 발표한 계획들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는 탓이다. 사진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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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를 두고 내비건트 리서치의 순위가 실제 자율주행 기술 수준과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내비건트 리서치는 시장전략과 파트너십, 생산계획과 실제 판매, 생산능력과 지속가능성 등의 평가 항목을 두고 있는데 실현되지 않은 양산 및 개발계획이나 파트너십이 과도하게 반영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차두원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내비건트 리서치 자율주행차 리더보드는 기업 간 협업이나 계획 등에 지나치게 점수를 많이 주는 경향이 있다”며 “현대차의 경우에도 투자를 통해 앞선 기술을 산 측면이 있지만 높은 순위를 줬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참고 정도로 이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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