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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갑질 해도 성과 좋으니"… 여수시 공무원 경고 처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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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전남 여수시가 부하 직원에게 부적절한 ‘갑질 언행’을 한 팀장급 공무원을 제대로 징계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여수시에 따르면 A팀장은 최근 새로 임용된 공무원 4명 등 5명에게 고압적인 언행을 한 것이 문제가 돼 경고 처분을 받았다. 여수시공무원노동조합은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 직장 상사 갑질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노조는 A팀장이 지위를 이용해 욕설과 폭언을 하고 비인격적인 언행과 인권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술자리에 강제로 참석할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휴일에도 업무를 지시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민원을 제기한 공무원 1명은 최근 사표를 냈다. 감사부서에서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노조에 7명이 추가로 피해를 접수했다. 노조는 감사원에도 감사를 청구했다. 노조는 A팀장의 언행이 부하 직원들이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심각한데도 경고에 그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A팀장이 업무 성과가 뛰어나 경고에 그친 것으로 아는데 시장이 감싸는 모습으로 비쳐 매우 안타깝다”며 “경고는 매우 가벼운 처벌이었고 감사를 다시 해서 (제대로 된)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수시의회 의원들도 여수시의 안이한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주종섭 시의원은 임시회 10분 발언에서 “여수시는 청년들에게 사과하고 당당한 사회공동체 일원으로 설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용진 시의원도 “갑질한 상사에 대해 일벌백계 없이 가벼운 처벌에 그친 것은 결과적으로 여수시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며 조직 자체의 인권 의식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A팀장의 언행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피해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라고 했다”며 “그동안의 업무 성과를 참고해 경고 처분을 했다”고 해명했다.

여수=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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