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변호사회 “피해자 고통 묵과할 수 없다”

25일 기준 여성변호사 116명 법률지원에 나서

미성년자 등 여성 70여 명을 협박해 성 착취를 일삼아온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서 ‘박사’로 불린 핵심 피의자 조주빈 씨(25)가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한편 조씨는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십 명의 여성들을 유인해 신상을 알아낸 뒤 성적인 동영상을 찍도록 협박하고 찍은 영상을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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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변호사들이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피해자들을 위해 법률 지원에 나섰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윤석희)는 성명서를 통해 “n번방에서 극심한 피해를 본 여성과 아동ㆍ청소년들의 고통을 묵과할 수 없다”며 “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법률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n번방 사건은 미성년자를 포함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사건이다.

25일 기준 피해자 법률지원에 동참할 뜻을 밝힌 여성 변호사는 강래원 변호사 등 116명에 이른다. 법률지원을 희망하는 이는 한국여성변호사회 홈페이지에서 ‘텔레그램 등 기타 디지털 매체를 통한 성범죄 피해자 법률지원 신청’ 서류를 온라인으로 작성해 보내면 된다. 서류에 작성한 내용은 초기 상담 자료로만 활용되고 비밀이 보장된다.

여성변호사회는 법제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성변호사회는 “기술의 급진적인 발전과 함께 디지털 범죄와 현행 법제 간의 괴리를 확인했다”며 국회에 “지금이라도 발의된 입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과 디지털성범죄 처벌 및 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일명 디지털성범죄처벌법) 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n번방의 성범죄에 가담한 공범들에 대한 신상공개, n번방의 전 운영자로 100여 건이 넘는 아동성착취물을 공유한 ‘와치맨’에 대한 엄벌 등을 통해 이러한 성범죄가 다시는 대한민국의 땅에 발붙이지 못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며 “본회는 여성, 특히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 제작, 유통 범죄가 뿌리 뽑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