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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행보 앞세운 기본소득 경쟁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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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내달부터 도민 1인당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재명 지사가 주장해 왔던 정책이다. 지자체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앞다퉈 재난소득 정책을 도입하고 있지만 경기도의 경우 인구가 1300만명을 넘는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시를 비롯해 20여곳 이상의 광역·기초단체가 비슷한 방안을 제시한 데다 앞으로 다른 지자체들도 뒤따를 전망이다.

지자체마다 코로나 사태로 생계가 어려워진 주민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으니,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자체별로 지급대상,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것부터가 문제다. ‘재난기본소득’이니 ‘긴급생활비’니 하는 식으로 명칭이 다른 것은 그런대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민 전체’, 또는 ‘중위소득 이하 계층’ 등으로 지급대상이 다른 데다 지급 금액도 1인당 1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은 또 다른 혼란 요인이다.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가 중복해서 지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재난소득은 결국 주민에게 거둔 세금을 현금으로 뿌리는 것이다. 그 부담을 1차적으로는 해당 지자체가 떠안게 되지만 결국 중앙정부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우리가 처한 일반적인 형편이다. 재난소득은 생계지원 외에 소비활성화 효과도 있다고 단체장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가계당 몇 십만원 수준의 일회성 소득이 그런 효과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까지 이러한 현금 살포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공적 이전소득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그 원칙과 기준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전국이 하루 생활권인 여건에서 이전소득의 지역간 불균형은 주민들의 불만을 야기하고 자칫 지자체들 사이에 온갖 명목의 포퓰리즘 경쟁을 가속화할 소지가 크다. 이번 경기도의 조치에 대해 차후 정치적 행보를 내다본 이 지사의 개인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간주하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도 그런 때문이다. 지자체 단체장마다 주민 세금으로 정치 운동을 하다가는 지자체 재원이 금방 바닥을 드러내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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