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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4·15 핫스팟/서울 중·성동갑] `文 북한통` 홍익표 vs `MB 복지통` 진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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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인물론'을 앞세운 여야의 두 후보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서울 중·성동갑 지역구에서 마주했다. 4·15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 이 지역구에 출마하는 여야의 주자들은 현역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진수희 미래통합당 후보'다. 두 후보 모두 여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들이다. 홍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북한통'으로 불리고, 진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복지통'으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두 후보의 맞대결을 두고 '장자방(유능한 참모)들의 싸움'이라는 말도 나온다. 두 후보는 현 지역구에서 의정활동을 펼친 공통점도 있다. 홍 후보는 제19대(성동을), 20대(중구성동갑) 국회의원을, 17대 비례대표를 지낸 진 후보는 18대(성동갑)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이번 총선에서 '3선 중진인사'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홍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계한 인물로 꼽힌다. 실제 그는 문 대통령이 당대표를 지내던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6자 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간 북미간 2+2 회담'을 제안하도록 했고,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외교·안보 분야 대선공약'에 일조한 인물로 알려졌다. 홍 후보는 과거 노무현 정부 때도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보좌관을 역임하며 '2007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큰 기여를 했다. 이를 비춰볼 때 홍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느냐에 따라 큰 틀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향한 민심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측은 홍 후보를 마주한 진 후보에게도 적용된다. 진 후보는 이명박 정부 때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는 미래통합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지내며 당 정책을 총괄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국면에서 진 후보가 어떤 선택을 받느냐에 따라 '현 정권의 바이러스 대응'을 향한 민심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후보가 마주할 총선지형을 살펴보면 홍 후보가 진 후보보다 조금 유리한 구도에서 시작한다. 지난 2018년 6월13일에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성동구청장을 비롯해 다수의 시의원·구의원을 배출했다. 홍 후보가 진 후보보다 우군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치러진 지난 19·20대 총선 결과를 살펴봐도 이 지역구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홍 후보)를 선택했다. 지난 18·19대 대선 역시 민주당 대선후보(문 대통령)가 상대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홍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홍 후보 측은 25일 행당동에 꾸려진 총선 캠프에서 기자와 만나 "이전 총선도 그렇고 이번 총선도 그렇고 절대 쉬운 선거가 없었다"며 "지금까지 펼쳐 온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묵묵히 열심히 유권자들을 만나고 표로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 측은 지난 4년간 성동구 예산 국·시비 총 4259억원을 확보한 점을 비롯해 성동소방서 신설·응봉교 확장 및 전면개통·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이전 확정 등 지역 현안 결과를 설명하기도 했다.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날 오전 8시 행당역 일대에서 만난 이 모씨(32)는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후 "문 대통령도 좋아하고 홍 후보도 좋아하는 마음은 그대로"라며 "홍 후보는 8년간 열심히 우리 지역을 위해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앞서 성동구를 교육특구로 만든 것도 홍 후보가 초선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펼쳤던 때"라고 말했다.

신중한 입장은 홍 후보 캠프 건너편에 캠프를 꾸린 진 후보도 마찬가지다. 진 후보 측은 "최근 선거를 보면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으나 홍 후보는 우리 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후보와 오차범위 안팎으로 아슬아슬하게 이기지 않았나"라며 "이번에 진 후보가 본인의 진정성을 보이며 유권자들과 마주한다면 불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선 필승 전략'으로 '보건복지 강점'을 내세워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진 후보의 이러한 전략은 '보건복지 전문가' 이미지를 부각시켜 홍 후보가 갖춘 '지역일꾼 및 북한통 이미지'에 맞불을 놓겠단 것이다.

실제 진 후보는 "요즘 n번방(청소년 성 착취물 불법 제작·유포) 사건 때문에 민심이 흉흉하지 않나"라며 "본인은 제18대 국회의원 시절 '성범죄 예방을 위한 전자발찌법 및 도가니법(장애인 성폭행 방지) 도입을 추진했다. 민생복지를 구현할 적임자가 누구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국종 전 아주대학교병원 외과 교수와 함께 국내 최초 권역별 중증외상센터 설립에 기여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오후 왕십리역 인근에서 만난 이 모씨(35)는 "홍 후보가 유능한 인물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예전에 '귀태', 최근엔 '대구봉쇄' 같은 막말을 하며 한쪽으로 치우친 정치인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라며 "그런 면에서 볼 때 진 후보는 '정치개혁' 등 중도적인 이미지를 보여줘서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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