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점 116곳 가운데 35곳 문 닫아…정상 영업 극장에도 스크린 컷오프 적용
최병환 대표 "고심 끝에 내린 뼈아픈 결정…고정비 부담이 높아 운영 어려워"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호소한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 영화관이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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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가 오는 28일부터 직영점 서른다섯 곳의 문을 닫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관객 급감에도 영업을 이어왔으나 계속된 경영난으로 운영을 축소하기에 이르렀다.
CGV는 직영 극장 116곳 가운데 30%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문을 닫는 영화관은 서울 대학로·명동·수유·청담씨네시티·피카디리1958·하계와 경기·인천 김포풍무·의정부태흥·파주문산·평택소사·연수역·인천공항, 대전·충청 대전가오·천안·청주율량·홍성, 부산·울산·경남 센텀시티·아시아드·마산·창원·울산신천, 대구·경북 대구·대구수성·대구아카데미·포항, 광주·전라 광주금남로·광주용봉·광주하남·서진주·전주고사·전주효자·목포·순천, 강원·제주 원주·제주다.
CGV는 정상 영업을 하는 극장에도 스크린 컷오프(Screen cut off)를 적용해 일부 상영관만 운영한다. 상영 회차도 CGV용산아이파크몰, 왕십리, 영등포를 제외한 모든 극장에서 3회차(9시간)로 축소 운영한다. 지난 1월만 해도 하루 상영 회차는 7회 이상이었다.
축소 운영에 따라 전 임직원은 주3일 근무 체제로 전환한다. CGV는 임직원들에게 휴업에 따른 휴업 수당을 지급한다. 대표와 임원, 조직장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연말까지 각각 30%와 20%, 10% 비율로 월 급여를 자진 반납한다. 아울러 근속 기간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희망하는 임직원에 한해 무급 휴직도 시행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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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는 지난 1월 말 코로나19 확진자가 성신여대점을 방문한 직후부터 상영 회차를 축소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나 하루 평균 관객이 2만~5만명으로 감소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자 더욱 강력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최병환 대표는 “임차료,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높은 극장 사업 특성상 오는 5월까지 주요 신작들이 없는 상황에서 부분 중단보다 모든 극장의 영업을 중단하는 것이 더 맞는 상황이다”라면서도 “영화관 매출을 영화업계 전체로 분배하는 수익 구조상 영화관의 매출 급감이 영화 투자, 제작, 배급 등 전 분야의 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우선 직영 극장 서른다섯 곳만 휴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산업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영화관 입장에서 고심 끝에 내린 뼈아픈 결정”이라며 “임직원이 한 마음으로 위기극복을 위한 자구안을 내놓았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장기화되면 전체 영업 중단 등 더욱 강도높은 자구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GV는 모든 극장 임대인에게 임차료 지급 유예를 요청할 방침이다. CGV 관계자는 “직영점들의 총 임차료가 월 170억∼180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6개월간 지급을 보류하고, 극장이 정상화되면 12개월간 분할 지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문을 열 예정이던 극장 여섯 곳은 내년 상반기로 일정을 연기했다. 리뉴얼이 예정된 극장 두 곳도 투자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도 지난달부터 임원 임금 20%를 자진 반납하고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가를 쓰도록 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다만 극장 휴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고용 안정과 영화산업 현장을 지킨다는 취지에서 당분간 영업을 계속할 계획”이라면서도 “추후 상황에 따라 일부 지점의 영업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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