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배우자로부터 폭력 여성 10.3% 남성 6.2%
아동폭력, 3년 전과 같은 수치
피해자 대부분 친척·친구들에 도움 요청
"가정폭력, 개인 문제 아니다" 81.5%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가정폭력 중 배우자에 의한 폭력은 줄었지만 아동폭력은 지난 3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26일 '2019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6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가정폭력 실태조사는 2004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지난 1년 동안 여성이 배우자로부터 폭력 피해를 입은 경우는 10.3%로 2016년(12.1%)에 비해 감소했다. 폭력 유형별로는 정서적 폭력 8.1%, 성적 폭력 3.4%, 신체적 폭력 2.1%, 경제적 폭력 1.2%였다. 남성이 배우자로부터 폭력 피해를 입은 경우는 6.2%로 2016년 8.6%에 비해 감소했으나 폭력 유형별로는 정서적 폭력 5.8%, 신체적 폭력 0.9%, 경제적 폭력 0.8%, 성적 폭력 0.1%였다.
배우자에 대한 폭력 이유는 여성과 남성 모두 '배우자가 나를 무시하거나 내 말을 듣지 않아서'(여성 63.6%, 남성 63.9%)와 '배우자로서의 의무와 도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여성 20.2%, 남성 15.5%) 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가정폭력피해자 지원시설 인지율 (제공=여성가족부, 단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폭력 당시와 그 이후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에는 대부분이 경찰이나 여성긴급전화(1366), 가정폭력상담소 등에 요청한 적이 없었고 요청한 이들은 가족이나 친척(7.2%), 이웃이나 친구(3.6%)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 2.3%, 여성긴급전화 0.4%, 가정폭력상담소 0.4% 순으로 비율이 낮았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2.8%), '그 순간만 넘기면 되어서'(26.2%)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산 관리' 의사 결정권자에 따라 배우자에 의한 폭력 피해 경험에 차이가 있었다. 부부가 의논해서 함께 재산 관리를 할 경우 상대방이 주도적으로 재산 관리를 하는 것에 비해 폭력 피해 경험률이 낮았다.
◆줄어들지 않은 아동폭력=배우자에 의한 폭력은 감소했지만 아동폭력의 경우 2016년과 같았다. 만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사람 가운데 지난 1년간 아동을 학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27.6%로 나타났다. 폭력 유형별로는 정서적 폭력 24.0%, 신체적 폭력 11.3%, 방임 2.0% 순이었다.
배우자를 제외한 부모나 형제자매, 친척 등 가족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4.7%로 조사됐다. 폭력 유형별로는 정서적 폭력 4.2%, 신체적 폭력 1.9%, 경제적 폭력 0.4%, 성적 폭력 0.1% 순이었다. 노인 학대의 경우 3.8%로 2016년 7.3%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가정폭력, 개인적 문제 아니다"=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다'라는 질문에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81.5%로 2016년(77.6%)에 비해 높아졌다. 또 응답자 94.7%는 이웃의 아동학대를 목격하면 신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답했고 88.3%는 이웃의 부부간 폭력을 목격하면 신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은 가족이 아니더라도 아동 및 노인학대를 포함한 가정폭력을 알게 된 때에는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가정폭력 감소를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배우자가 폭력행동을 했을 때나 그 이후에 경찰, 여성긴급전화 1366 등 공적인 지원체계 보다는 가족이나 친구 등 사적 관계에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다"며 "지원기관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 공적인 지원체계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