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코로나19 관련 서울시 온라인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의 사단법인 허가 취소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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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6일 신천지의 사단법인 ‘새하늘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교선교회’ 설립 허가 취소를 결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천지를 “반사회적 단체”라고 규정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 사단법인이 공익을 현저히 해하고 허가 조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민법 제38조에 따라 오늘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우선 사단법인 허가 요건 위반을 취소의 근거로 들면서도, 박 시장은 “본질적으로 취소돼야 하는 실체적 이유는 따로 있다”며 신천지의 전도 방식 등을 집중 비판했다.

박 시장은 “예수교선교회와 신천지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대표자가 이만희 총회장으로 같고, 정관에 규정된 사업 목적이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또 “신천지는 조직적으로, 전국적으로 정부의 방역 활동을 방해하고 사실은 은폐한 결과 코로나19 확산을 초래했다”며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표면적으로는 방역과 전수조사에 적극 협력한다면서도 신도 명단과 시설 현황을 늑장, 허위로 제출해 방역현장에 큰 혼선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신천지의 전도 방식도 근거 중 하나로 들었다. 박 시장은 “신천지는 종교의 자유를 벗어난 반사회적 단체”라면서 “모략 전도, 위장 포교 등 불법적인 전도활동을 일삼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종단의 명의와 마크를 무단으로 사용해 신천지의 실체를 모르는 시민을 상대로 포교하는 등 위법한 사례도 확인했다”며 “2019년 9월엔 서울시 지원 프로그램이라고 속이면서 젊은이를 모은 일도 있다. 언론사, 대학교 등 명칭을 무단 사용해 설문조사를 한 사례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행정조사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알려진 ‘추수꾼’의 존재를 증명하는 다수 문서를 확보했다”며 신천지 내부 문건을 일부 공개했다. 이 문건을 보면, 신천지는 전도 활동을 하는 이들을 ‘특전대’라고 부르며 각 ‘지파’별로 교회명, 대원수, 책임자, 활동비 집행내역, 활동 내용을 보고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26일 공개한 신천지 내부 문건 중 이만희 총회장의 지시사항.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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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만희 총회장이 각 지파장에게 전달한 지시사항이 담긴 문건도 공개했다. 이 총회장은 지난 1월27일 “온 세상의 마귀들의 영들도, 하나님의 영들도 한반도에 다 모여왔다. 마귀의 영들이 모인 곳은 비밀의 나라 바벨론이고, 하나님의 영들이 모인 곳은 약속의 나라 신천지 12지파”라며 “각 지파는 이제 철이 났으면 자기 지역의 바벨론을 정복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바벨론’은 다른 종교의 교회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신천지는 사람들을 속여 전도하고 교주의 지시라면 거짓말도 합리화되는 비정상적 종교이자 다른 종교를 파괴와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종교, 이웃의 생명과 건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교세 확장만이 지상과제인 파렴치하고 반사회적인 종교단체란 걸 확인했다”며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대다수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지키고 종교의 자유가 국민의 생명권 위에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천지 유관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에 대해서도 “정관에 나온 국제교류활동이 아니라 사실상 포교활동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취소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면서 “구상권 청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시민의 안전, 생명, 공공의 이익을 해한 신천지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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