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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국가 위기땐 모든 일 해야"…도레이첨단소재, 마스크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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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마스크 필터 기술은 확보했으니 국가와 사회를 위해 부족할 때 빨리 생산합시다."

지난 2월 중순, 전해상 도레이첨단소재 대표이사 사장(사진)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결단을 내렸다. 마스크 필터 역할을 하는 '멜트블론(MB) 필터' 생산시기를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기저귀나 마스크 외부·내부를 감싸는 부직포를 생산하는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해 MB 필터 생산을 위한 기술을 확보했으나 생산을 위한 설비가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가 부족해지면서 도레이첨단소재는 기저귀용 소재를 만드는 설비를 바꿔 2월 말부터 MB 필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루 1.5t, 이는 마스크 70만~80만장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정부는 판매 허가를 위한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MB 필터 생산을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기저귀 생산라인을 마스크 MB 필터로 바꾸면 기업 측에 오히려 손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전 사장을 중심으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회사 내부에서 공감을 얻었다. 국내 마스크 제조사는 대부분 중국산 MB 필터를 사용해 왔는데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자국 수요가 늘면서 국내 공급량은 줄기 시작했다. 결국 마스크 수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때 도레이첨단소재가 자발적으로 MB 필터 생산에 나서자 국내 마스크 수급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한발 더 나아가 26일 생산라인 1개에서 마스크 내·외피에 사용되는 '스펀본드 부직포'와 MB 필터가 포함된 새로운 마스크 소재 생산을 이르면 3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보건용 마스크는 외피와 내피에 쓰이는 스펀본드 부직포와 필터 역할을 하는 MB 필터를 따로 생산한 뒤 접합한다. 이를 한번에 생산해 마스크 생산 속도는 기존 대비 5배나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레이첨단소재 MB 필터 생산량은 하루 1.5t에서 13t으로 늘어나 국내 1위가 됐다.

[원호섭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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