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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총선 인사이드]호남 비민주당 후보들의 ‘이낙연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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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 대신 한 뿌리 강조

여당 지지세 활용 구애 전략

‘남 밥상에 숟가락 얹기’ 비판

4·15 총선에서 호남 지역에 출마한 비민주당 후보들이 ‘이낙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호남 출신이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차기 주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찍은 사진을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지지 호소에 나선 것이다. 일부 후보들은 총선 후 민주당 복당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세를 활용한 구애 전략이지만 다른 당의 유명 인사에 기대 ‘숟가락 얹기’에 나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민생당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4선)은 최근 선거사무소 외벽에 이 전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을 내걸었다. 같은 당 천정배 의원은 손학규 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서울 종로 출마를 만류했다. 종로에 출마한 이 전 총리의 표가 분산되면 안된다는 이유였다. 다른 당 후보의 당선을 기원한 ‘해당 행위’에 가깝다. 선거포스터에는 ‘호남 대통령’을 강조했다.

무소속 김경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전 총리와 악수하는 사진을 올렸고, 무소속 이용주·김관영 의원은 당선될 경우 민주당 복당 의사도 내비쳤다. 이들은 포스터나 현수막에 민주당과 유사한 푸른색·하늘색 계열 색채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1월 출마 기자회견 당시 현수막에 ‘이용주 더불어’라는 구호를 담았다.

비민주당 후보들의 ‘이낙연·민주당 마케팅’은 호남 정치 상황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라 ‘정권 심판’이 먹히지 않는 만큼 정부·여당과 ‘한 뿌리’임을 내세워 여권 표심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학생들 반장선거에서도 인기 많은 친구를 내세워 뽑아달라 하지 않는다”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기생 정치”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동철 의원은 이같은 ‘기생 정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낙연 전 총리와 50년 막역지간”이란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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