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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격전지를 가다] 강남을…'지역 일꾼' 전현희 vs '3선 중진' 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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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불렸지만 지난 총선서 민주당 전현희 당선

'엘리트' 두 후보, 부동산·세금 공약에 초점

뉴스1

4·15 총선 서울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진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박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26일 오전 각각 수서역과 개포로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0.3.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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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윤다혜 기자 = 서울 강남은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으로 불렸지만 4년 전 '강남불패'에 균열이 생겼다. 지난 총선에서 강남을 지역구엔 24년만에 더불어민주당의 깃발이 꽂혔다.

이번 21대 총선 강남을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자와 3선을 지낸 자가 맞붙는다. 민주당에서는 이 지역 현역인 전현희 의원(재선)이 수성에 나서고, 미래통합당에서는 '종로 3선' 박진 전 의원을 후보로 냈다.

한 차례 이변을 연출했던 전현희 후보는 지역민과의 소통과 4년간의 실적을 앞세워 다시 한 표를 호소한다. 지역의 큰 현안인 '위례과천선 유치'를 위해 노력해 온 것은 전 후보의 성과로 꼽힌다.

반면 박진 후보는 경륜과 정치경험을 무기로 강남벨트 탈환을 노린다. 박 후보도 지역관리에 능해 종로에서만 내리 3선을 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두 사람에겐 '엘리트' 이미지라는 공통점도 있다. 전 후보는 '최초의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라는 이력이 있고, '외교통'으로 불리는 박 후보는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과 영국 옥스퍼드 출신으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도 지냈다.

뉴스1은 26일 두 후보의 출근길 유세 현장을 살폈다. 두 후보는 출근길 인사 장소로 나란히 수서역을 택했는데 전 후보는 지하에서, 박 후보는 지상에서 시민과의 만남을 시작해 서로 마주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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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서울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진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6일 오전 수서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0.3.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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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와 면장갑을 착용한 전 후보의 목에는 '강남 주민 여러분 힘내세요'라는 피켓이 걸렸다. 그는 시민들과 눈을 맞추며 연신 "좋은 하루 되십시오"를 외쳤다. 몇몇 시민은 전 후보를 알아보고 다가와 먼저 인사했으며 파이팅 포즈로 격려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박 후보 또한 마스크와 면장갑을 끼고 출근길 시민에게 인사와 함께 명함을 건넸다. 도로에 정차 중인 차량에게는 90도로 인사했다. 박 후보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강남을은 개포1·2·4동, 일원본·1·2동, 수서동, 세곡동 등 8개동으로 구성돼 있는데 다른 강남 지역구와 달리 성향이 다른 유권자가 섞여 있단 분석이다. 개포동은 보수 세가 강하지만 세곡동은 서민을 위한 보금자리주택이 많이 들어서 진보 세가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보금자리주택에 대거 유입된 이들의 표심이 향배를 갈랐다. 당시 전 후보는 김종훈 새누리당(현 통합당) 후보를 6624표차로 따돌렸는데 세곡동에서만 4191표차가 났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치동이 강남병으로 편입된 점도 한몫했다.

이에 세곡동에 거주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표가 어느 쪽으로 향할지 관심이 쏠리지만, 결과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20대 남성 김모씨는 "전 후보가 약속했던 것들은 대부분 했고, 우리 동네를 위해 노력한 것이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30대 여성 이모씨는 "이 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보이지 않아 지난 총선과 다른 쪽에 표를 주겠다"며 정권심판론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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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서울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진 박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26일 오전 수서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0.3.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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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 면에서는 현역이자 지역기반을 탄탄히 다져온 전 후보가 크게 앞서는 모습이었다. 박 후보에 대한 강남을 공천은 지난주에야 결정됐다. 다만 아직 누구에게 표를 줄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거에 대한 관심도 떨어진 듯했지만, 오히려 코로나19 대처를 투표 이유로 꼽는 사람도 있었다. 전날 강남구에서는 미국 유학생 4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었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60대 남성은 "코로나 사태를 빨리 끝내려면 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 같은데 통합당이 서민을 경제적으로 어떻게 도울지 봐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거민들의 입맛에 맞는 부동산 공약을 내놓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두 후보는 교통, 교육과 함께 부동산·세금 문제가 '우선 공약'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전 후보는 "부동산과 세금 문제로 주민이 굉장히 힘들어한다"며 "부동산 투기는 잡되 1가구1주택이나 무주택자들에 대한 합리적인 보완이 필요해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 또한 "지역환경과 국가적 정책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다"며 "제 모든 능력과 인맥을 동원해 중앙정부와 서울시를 설득하고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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