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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하락 파란불이 반가워"… 인버스 개미들 32%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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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 웃는 인버스 상품]

주가 하락할수록 수익률 높아져 평균 거래대금 25배 증가하기도

코로나 폭락에 수익 짭짤했지만 "한 방에 갈 수도, 차라리 金을"

가치투자를 하는 수퍼개미로 유명한 유튜버 김철광씨는 올해 초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 인버스 ETF란,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품으로,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거꾸로 손실이 늘어난다. 코로나 사태가 터질 것을 예상해서 인버스 ETF에 투자했던 건 아니지만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40% 안팎의 수익이 났다.

그는 "빚내서 투자하는 신용잔고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증시 과열 신호가 곳곳에서 보여 인버스 ETF에 투자했는데 수익이 꽤 많이 났다"면서 "(나는) 아직 보유하고 있지만 신규 진입하기엔 너무 늦어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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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쇼크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인버스 금융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추락한 최근 5일 동안 평균 거래 대금이 작년 대비 25배 넘게 증가한 초대박 상품까지 등장하는 등 인버스 시장은 밀려드는 투자자들로 문전성시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인버스 상품은 주가뿐만 아니라, 달러, 원유, 국채 등 기초 자산이 다양하지만 가장 거래가 활발한 인버스 상품은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반가운 공포장… 올해 수익률 최대 60%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인버스 펀드(ETF 포함)의 수익률은 32%로 비교 대상 펀드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추이에 따라 수익률이 움직이는 국내 인덱스 펀드 성과는 -28.4%로 크게 부진했다.

인버스 상품 중에서는 주가가 하락할 때 거꾸로 하락 폭의 2배 수익을 내는 이른바 '곱버스(2X)' 상품의 성과가 압도적이었다. 인버스는 주가가 1% 내리면 1% 수익을 내는데, 곱버스는 주가가 1% 내리면 2%의 수익을 낸다. 온라인 주가 커뮤니티에는 곱버스 상품에 과감히 풀베팅해 고수익을 챙겼다는 투자자들의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KB코리아인버스2배 레버리지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60.2%로 1위였고, NH아문디코리아2배 인버스 레버리지 펀드 역시 57%로 높은 성과를 올렸다. 최근 5일 동안의 거래 대금이 4조원에 육박했던 삼성 코덱스200 선물인버스2X 상품도 연초 이후 성과가 54%로 상위권이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 대금 96억원에서 최근 1812억원으로 급증한 타이거200 선물 인버스 2X 상품도 올해 성과가 56%를 넘었다.

◇"한 방 노리다가 한 방에 갈 수도"

올해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두 배 인버스인 곱버스 상품의 성과가 빛났다. 주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보면서 조급해진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곱버스에 탑승해야 하는 건 아닌지 궁금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철광씨는 "만약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상태여서 방어적인 투자자산이 필요하다면 지금 시점에선 차라리 금(金)을 권하고 싶다"면서 "중앙은행들이 유동성(자금)을 무제한으로 풀겠다고 나선 상황이어서 실물 자산인 금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곱버스 상품이 장기 투자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일별 수익률은 주가지수를 따라가지만, 누적으로는 복리 효과가 일어나서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동안 수익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어서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이사는 "변동성 장세에선 곱버스 상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곱버스에 투자한다면 가급적 하루 트레이딩 전략(장중 매매 후 정리)으로 접근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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