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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스라엘 연정 구성 임박…네타냐후·간츠 깜짝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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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거국 내각 명분 삼아 협력

先 네타냐후 後 간츠 順 총리직 교대 수행 합의

'입장 선회' 간츠, 연정 구성 난관 현실론 존재

뉴시스

[예루살렘=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에서 TV를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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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스라엘 정치권이 지난해 4월 이후 3차례 총선 재선거 끝에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연립정부 구성권을 확보한 베니 간츠 카홀라반 대표와 우파동맹 총수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총리직 임기를 번갈아 수행하는 것에 깜짝 합의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 혐의를 이유로 연정을 거부해왔던 간츠는 크네세트(국회) 의장직 승계를 둘러싼 내부 분쟁과 아랍계 정당과 연정에 대한 지지층 반발 등에 직면하면서 전격 입장을 선회했다.

카홀라반 2인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재무장관이 간츠의 결정에 반발, 탈당하면서 중도와 좌파 정파의 연합정당인 카홀라반은 붕괴됐다.

이스라엘 연정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보수와 초정통파 중심 우파동맹(58석)과 간츠의 중도 정파(15석)를 중심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내각제인 이스라엘은 정원 120석 중 과반(61석) 이상을 확보하면 연정 구성이 가능하다.

26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YNET,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간츠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연정은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2020년 9월까지 18개월간 총리직을 먼저 수행하고 간츠가 남은 30개월간 총리직을 계승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간츠는 네타냐후 총리가 총리직을 수행하는 동안 장관직을 맡게 된다. 현지 언론은 간츠가 외무장관(TOI) 또는 국방장관(YNET)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는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가 아직 연정 구성을 위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지만 카홀라반이 간츠 계열과 라피드가 주도하는 반(反) 간츠 계열로 분열했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이미 승리했다고 타전했다.

간츠는 이날 라피드계 의원을 크네세트 의장 후보로 세운다는 카홀라반 당내 합의를 무시하고 의장 후보로 출마했다.

간츠는 이날 반 간츠 계열의 반대에도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동맹의 지원을 받아 찬성 74표, 반대 18표로 크네세트 의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만 임시적으로 의장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예루살렘=AP/뉴시스】 베니 간츠 카홀라반(청백) 대표가 지난해 10월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연립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 받은 후 연설하고 있다. 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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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츠는 의장 취임 연설에서 자신을 총리 후보로 추천한 중도보수와 아랍계 정당을 져버리고 네타냐후 총리와 합작을 선택한 이유를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한 비상시국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특별한 선택을 요구하는 비상시국이다. 일자리를 잃은 수십만명의 시민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며 "내가 의장 후보에 '셀프' 출마한 이유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상 거국 정부(national emergency government)를 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간츠가 연정 구성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한 점도 네타냐후 총리와 합작을 선택하게 된 현실적인 이유로 꼽힌다.

카홀라반 내부에서는 아랍계 연합 정당인 조인트 리스트(15석)의 연정 참여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건국 이후 아랍계 정당이 연정에 참여한 전례는 없다.

조인트 리스트의 빈자리를 메우려면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동맹을 이탈시켜야 하지만 역시 성공하지 못하면서 간츠는 난관에 직면했다. 간츠는 앞선 재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연정 구성권을 반납한 전례가 있다.

그럼에도 카홀라반 2인자인 라피드는 네타냐후 총리 또는 리쿠드와 연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라피드는 네타냐후와 손을 잡는 것보다는 4차 재선거를 치르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라피드는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 간츠가 표를 강탈해 네타냐후에게 선물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방송사인 채널12는 간츠가 라피드가 아닌 네타냐후를 선택했다고 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간츠가 문제 삼았던 네타냐후의 부패 혐의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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