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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코로나19 쇼크…'빚으로 생활' 생계형 신용대출·마통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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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개인신용대출

2월부터 이례적 급증

5대 은행 잔액 이달 113兆

한달도 안돼 2조1341억 증가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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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은행권 개인신용대출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됐다. 통상 1년 만기인 신용대출은 1분기에 감소세를 보이다가 나들이, 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4월부터 증가세를 나타낸다. 하지만 올해는 2월부터 대출 수요자가 급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개인이 신용대출을 받아 생활비 등에 보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신한ㆍKB국민ㆍ하나ㆍ우리ㆍ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13조12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110조8786억원)에 비해 2조1341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3월 신용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5013억원 줄어든 것과 딴판이다.


3월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지난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던 8월(1조6479억원)과 10월(1조6894억원)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신용대출 잔액은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마이너스대출)이 포함된 수치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징후는 올해 1월부터 나타났다. 1월 신용대출 잔액은 109조6861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2247억원 줄었다. 지난해 1월엔 전월 보다 7698억원 줄었는데 감소세가 약 30% 수준에 불과했던 것이다. 지난달에는 신용대출 잔액이 1조1925억원 증가했다. 전년 같은 달엔 78억원 증가에 그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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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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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영업자, 직장인 등이 마이너스통장으로 연명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겨울엔 큰 돈 나갈 이벤트가 거의 없고, 소비가 대체로 줄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줄어들게 마련인데 올해 1분기 신용대출 잔액 증가는 특이하다”며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든 영향인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생계가 막막해진 자영업자, 소상공인이나 월급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연초부터 마이너스통장에 손을 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개인이 마이너스통장에서 돈을 꺼내 주식투자에 나선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금리가 낮은 신용대출을 이용해 주식투자에 나서는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에서 신규 취급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각각 연 2.94%, 3.3%였다.


신용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통상 2분기부터 졸업과 입학, 나들이, 휴가철 등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대출이 느는데 올해는 4월부터 소비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신용대출 증가액은 4248억원이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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