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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얼어붙은 여행심리 …2월 방한 외국인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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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한국관광공사 2월 관광통계, 방한 외국인·국민 해외여행객 전년比 43%, 60% 감소…3월 하락세 더 커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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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두 나라 간 상호 무비자 입국이 중단된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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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 최대인 1750만 명의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한국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시장이 코로나19(COVID-19) 쓰나미에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여행심리가 얼어붙으며 지난달 한국 여행길에 오른 외국인 관광객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을 떠난 한국인 여행객 수도 대폭 감소했다.

27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총 68만5212명으로 120만1802명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3% 감소했다.

지난 1월 발생하기 시작한 코로나19에 따른 여파다. 지난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주요 국가들마다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여행수요가 급감했다.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아시아와 미주, 유럽 등 세계 전역에 위치한 국가에서 한국을 찾는 발길이 모두 쪼그라들었다.

방한 인바운드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인 여행객은 10만408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7%나 역성장했다. △대만 5만3042명(-43.9%) △홍콩 2만966명(-59.1%) △마카오 503명(-87.3%) 등 중화권 국가(지역) 모두 여행객 수가 대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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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21일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서울 경복궁이 한산하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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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한시장 성장세에 기폭제가 됐던 동남아 지역도 마찬가지다.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지난달 한국에 온 인원은 지난해보다 각각 28.1, 30.6% 줄어든 3만313명, 2만332명에 불과했다. 태국과 싱가포르 등 다른 동남아 지역 모두 10~30%대의 역성장세를 보였다.

장거리 노선인 미국과 유럽에서도 한국 기피현상이 보였다. 지난달 말부터 정부 차원에서 한국여행 자제를 권고해 온 미국은 26.5% 줄어든 4만2439명이 찾았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가 2만2157명으로 10.8% 늘었을 뿐, △영국 5566명(-29.3%) △독일 5599명(-18.5%) △프랑스 5120명(-12.2%) 등 주요국이 모두 감소하며 '신한류'에 따른 인바운드 상승세가 주저 앉았다.

이 같은 인바운드 위축 분위기는 3~4월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관광업계에선 2월은 시작이었을 뿐, 코로나 여파가 3월에 더욱 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들어 코로나19가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진입, 전 세계가 확진자로 들끓으면서 국가마다 여행교류를 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서다. 입국금지·제한 조치와 항공수요 감소로 전 세계 항공편이 모두 끊기면서 인바운드 감소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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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가운데 한 상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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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일본의 경우 지난달 21만1199명이 한국을 찾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고작 0.9% 줄어든 수치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9일 한일 양국이 입국제한 카드를 꺼내들며 여행수요가 '제로(0)'에 수렴하고 있다. 일본노선 비중이 높은 김포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은 최근 수 십여 편에 달하던 일본 노선이 하루 1~2개에 불과하며 심지어 아예 항공기가 뜨고 내리지 않는 날도 있다.

코로나 사태로 우리 국민들의 여행심리도 위축되며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행객도 사라졌다. 2월은 겨울방학 등으로 해외를 찾는 여행객이 많은 달로 꼽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입국금지·제한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 트렌드가 이어지며 여행심리가 바닥을 친 것이다.

지난달 국민 해외여행객 수도 지난해 2월보다 60% 줄어든 104만6779명을 기록했다. 최고 인기 여행지인 일본과 베트남을 찾은 수가 14만3900명, 32만1967명으로 79.9%, 68.7% 줄었다. 일본은 3월, 베트남은 지난달 말부터 입국제한이 실시되며 여행객 감소세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의 예약률이 90% 이상 감소하고 있다"며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환율 급등 등 악재가 커 3~4월 해외여행객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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