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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SK종합화학·롯데케미칼, 주총 후 사업구조 변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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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종합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정기 주주총회(SK종합화학은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주총) 이후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구조 변화를 예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나경수(왼쪽) SK종합화학 사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가 지난 1월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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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올해도 어려워"…'줄이거나 늘리거나' 포트폴리오 변경 눈길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SK종합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주총 후 사업 규모나 구조를 손보는 등 사업 개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포트폴리오 수정을 통해 안정을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은 이달 정기 주주총회(주총)을 열고 기존 이사회를 통해 통과된 안건들을 처리했다. 일부 의결권 자문기관이나 외국인 주주의 반대 의견이 있던 안건도 모두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들의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고 모두 통과됐다.

양사의 주총은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개회 전부터 예고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 확산으로 주주들의 직접 참석보다 사전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간접 참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총을 진행한 대표의 어조는 침체돼 있었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업계에 깊숙히 깔리며 주요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감소하는 등 악재가 이어진 탓에 수익성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해서다. 악화된 경영환경을 타개할 묘책을 주총을 통해 주주와 투자자에게 알려야 했으나 올해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유감스러운 입장 전달로 포문을 연 것도 궤를 같이 한다.

특히 이들 주총에서 각사 대표는 주총에서 현 경영상황이 매우 불확실해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올해를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이다"고 표현했고,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올초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지난해 실적 부진에 시달렸지만 올해에도 코로나19 등 여파로 적자폭이 늘어나거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사가 주요 제품 공정의 가동률을 낮추고 당초 계획했던 사업 목표를 재검토하는 등 리스크를 덜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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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가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안건을 설명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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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주총 직후 SK종합화학 울산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정의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 계열사인 SK종합화학은 26일 울산 SK CLX에 위치한 NCC공정과 합성고무제조설비(EPDM) 공정을 가동 중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NCC 공정의 경우 이번 가동 중단을 통해 연간 87만 톤의 생산량이 67만 톤까지 줄어들게 되며 손해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이번 SK종합화학 주요 공정 가동 중단에 대해 희망적인 견해를 드러내 눈길을 끈다. 국내 최초의 NCC 공정으로 석유화학사업의 효시로 불리기도 했던 SK종합화학 울산 NCC 공정의 48년 만의 가동 중단이 안타까우면서도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는 회사가 추구하는 '고부가 화학회사'로의 가치가 반영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도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부득이하게 NCC공정과 EPDM공정의 가동중단을 결정했다"며 "향후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 경쟁력 있는 고부가 화학사업 추가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업체가 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주총 후 사업목적에 '토목 및 건자재의 제조·가공 판매 및 시공업' 추가한 롯데케미칼도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단행한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올초 합병한 자회사 롯데첨단소재와 올해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에틸렌, 프로필렌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주력으로 대규모 생산 공정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려 왔으나 올해 초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하며 새로운 수익창구를 모색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가 다뤘던 고부가 합성수지, 폴리카보네이트, 인조대리석 등에 더해 이번에 사업목적에 추가한 토목 및 건자재 관련 사업까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대처해 가겠다는 해석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여전한 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가 장기화될 전망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가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사태가 진정되면 석유화학 제품 수요 회복에 따라 '반짝' 반사이익을 누릴 수는 있지만, 이에 다른 세계 제조업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업체로써는 사업성을 판단하기 매우 불안정한 시점이다. 이럴 때 일수록 수익 구조를 다시 살피고 사업구조 변화 등을 통해 위기 속 기회를 찾아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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