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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단독] 조주빈 등 'n번방' 운영자들, 피해 여성 사진 '이모티콘'으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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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서 성착취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일명 '완장방' 참여

피해 여성들 표정 골라 'n번방'서 이모티콘으로 활용

방 참여 인원 적게는 수백 명에서 수천 명

아시아경제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 촬영을 강요해 만든 음란물을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나오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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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미성년자 등 여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어 돈을 받고 판매한 'n번방' 운영자들이 피해 여성들의 고통스런 얼굴 표정을 이모티콘처럼 대화방에서 사용했다는 폭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그들은 일명 '완장방'에서 이런 만행을 저질렀다. '완장방'은 'n번방' 운영자들이 모인 또 다른 비밀대화방이다.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많이 가지고 있거나, 범죄영향력이 큰 사람들이 들어가는 방으로 알려졌다.


이 대화방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운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텔레그램 '완장방' 운영자들은 협박을 당해 어쩔 수 없이 촬영에 나선 피해 여성들의 나체 사진 등을 이모티콘으로 활용했다.


예컨대 협박을 통해 웃는 모습을 보인 여성이 있으면 그 표정을 '웃음' 이모티콘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또 가학적인 지시로 고통에 몸부림치며 절규하는 표정을 보이는 여성이 있으면, 그 사진은 '슬픔' 이모티콘으로 이용되는 식이다.


운영자들은 피해 여성의 사진을 돌려보며 일종의 '품평'도 했다. 그들은 "이 x xxx봐라 xx 좋네"라며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았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완장방'에 참가한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최소한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이 '완장방'에 모였고, 이들 대부분은 피해 여성들을 이모티콘으로 활용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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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에서 '체스터'(chester)라는 'n번방' 운영자는 '완장방' 방장 역할을 했다.


그는 현재 구속 수감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도 연관이 있다. 체스터는 'n번방' 사건이 일어날 때 초기에 활동한 운영자로 알려졌다.


조주빈은 'n번방' 운영자들이 모인 이 방에서 성착취 영상이 거래되는 방식 등 범행수법을 보고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수법을 배운 조주빈은 이후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면서 각종 텔레그램 방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자신의 세력을 넓힌 조주빈은 'n번방' 시초로 알려진 '갓갓'과 대화를 나눌 때 피해 여성들의 사진을 보내는 등 자신의 범행을 과시하기도 했다. 피해 여성들의 표정을 이모티콘화 하여 이용한 추악한 행태와 다를 바 없다.


한편 경찰은 체스터를 포함 '갓갓'도 추적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박사방'과 'n번방'에 관여했던 와치맨, 켈리, 태평양 등을 검거했다.


*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1366,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02-735-8994)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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