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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산업은행 "두산중공업, 정책적 자금지원 결정 불가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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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우선 지원금 1조원을 5대 5로 나눠 공급

두산건설·밥캣 매각…"두산그룹 내에서 사업 재편 위한 고민 많을 것"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산메카텍 지분 및 두산타워도 후순위 담보

오너가 3·4세 32명 지분 담보…조기 경영정상화에 책임 있는 노력 기대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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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산업은행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원 긴급 운영자금 지원에 대해 "정책적 자금지원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27일 밝혔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두산중공업 유동성 지원 관련 온라인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초유의 자금경색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이 영위하는 기간산업인 발전업에 미치는 영향, 대규모 실업에 따른 사회·경제적 악영향 및 지역경제 타격, 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여타기업 연쇄부실 우려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며 자금 지원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또 최 부행장은 "향후 상황에 따라 두산중공업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이나 채권단의 시중은행도 지원 방안에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채권은행들은 두산중공업의 자구책 등을 살핀 후 지원을 고려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대기업 금융지원의 전제조건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자구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사업 실적 악화와 자회사인 두산 건설 손실 지속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왔다.


이에 두산그룹은 연초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해 왔으며, 전단채 등 단기자금 조달 등을 통해 유동성을 관리해 왔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으로 단기자금 차환 및 신규 조달이 중단되면서 유동성 부족에 직면, 산은 및 수은 앞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게 됐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전체 채권액은 4조9000억원으로 이 중 국내은행이 보유한 채권은 3조원 정도다. 수출입은행(1조4000억원)과 산업은행(7800억원)이 가장 많다. 이어 우리은행(2270억원), SC제일은행(1700억원), 농협은행(1200억원) 순이다. 외국계은행이나 회사채, 전자단기사채 등 기타 차입이 1조8950억원을 차지한다.


채권은행들은 두산중공업이 아니라 두산그룹 차원의 고강도 자구책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과 부동산 담보 외에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계열사 매각 계획 등이 자구책에 포함돼야 여신위원회를 설득할만한 수준이 된다는 지적이다. 은행들도 건전성 문제에 이어 자칫 특혜 등 배임 문제가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산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며, 두산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은 산은이다.


하지만 정밀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종합적인 평가 없이 긴급 자금이 지원된 배경에는 그만큰 상황이 심각해 정책적 자금지원 결정이 불가했다는 게 산업은행 측의 설명이다.


다만 이번 긴급 운영 자금 1조원을 한도 대출로 지원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 등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에 대해 계열주, 대주주((주)두산), 임직원, 채권은행 등의 고통 분담을 전제로 한 게 골자라고 산업은행 측은 강조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우선 지원금 1조원을 5대 5로 나눠 공급한다. 또 산업은행은 이날 채권은행 회의에서 다른 은행의 동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번 지원이 앞서 확립된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이 전제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특히 계열주 및 대주주는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모회사인 두산, 임직원 그리고 기타 채권금융기관도 형평성있게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두산그룹 측은 계열사가 가진 지분과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다.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산메카텍 같은 지분가치가 있는 주식과 함께 두산타워도 담보가 될 예정이다.


특히 두산 오너가 3세와 4세 32명 정도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담보로 들어오는 만큼 두산 측이 여러 자구책을 만들어서 조기 경영정상화에 책임 있는 노력을 할 것으로 산업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두산건설이나 밥캣의 매각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최 부행장은 "그룹 내에서 사업 재편을 위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면서 "자구계획은 두산 그룹 내에서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 부행장은 이번 유동성 지원은 근본적으로 경색된 시장조달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책 당국과 채권단이 지원 의지를 보인 만큼, 회사의 자금조달이 원활히 이뤄져 조기 정상화될 수 있도록 자금시장 관계자 분들에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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