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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4월 양회 전 `확진자 제로` 노리나…중국의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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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외국인 입국 금지라는 극단적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코로나19 해외 역유입 증가세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18~26일 중국에서 보고된 일일 신규 확진환자는 5명 미만이었으나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환자는 수십 명에 달했다.

특히 23일에는 베이징에서만 31명의 역유입 사례가 보고됐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4월 중·하순 무렵에 개최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꺼내 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3월 초 열리는 양회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연기됐다. 중국 지도부가 이번 양회 개최를 통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양회 전까지 중국 내 신규 확진환자 수를 '제로(0)'로 만들어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외국인 입국을 일시 금지함에 따라 29일부터 외국에서 중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항공사는 일주일에 한 번 75%의 승객만 채워서 운항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을 더욱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베이징·푸둥·선양 등 3개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 중 베이징 노선은 중국 당국이 베이징으로 직접 입국을 제한함에 따라 28일 운항을 중단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조치를 반영해 추가로 상하이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인천~선양만 주 1회 금요일 운항을 유지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남은 국제선 노선 24개 중 절반인 12개가 중국 노선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주 1개 노선을 어떻게 운영할지 검토 중"이라며 "일단 3월 마지막 주는 상하이 노선을 운항하고, 이후 일정은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외국인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기존의 '개방적 방역' 지침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외국에 대한 전면 입국 금지가 임박한 상황은 아니다"며 "여러 가지를 고려해 관계부처들이 매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도 "한국이나 특정 국가에 대한 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환자 104명 가운데 해외 유입 사례는 39건으로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입국자 규모는 6292명에 달했다. 우리 국민은 28일부터 중국 입국이 불가능한 반면 중국에서 들어온 입국자는 26일 기준 70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안정훈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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