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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무장단체, 범죄조직까지…‘코로나19와의 전쟁’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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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26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코로나19 응급의료시설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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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의 전쟁’에 무장단체, 범죄조직도 가담했다.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인력과 장비를 확충했고, 브라질 마피아는 직접 주민 이동 통제를 하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나섰다.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는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코로나19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전날 의사 1500명, 간호사 3000명을 비롯해 2만5000명에 달하는 코로나19 대응팀을 갖췄다.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병원은 이미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또 4곳의 병원을 임대해 병상을 확충하고, 레바논 전국에 치료시설 32곳도 마련했다. 헤즈볼라는 호텔을 임대해 자가격리자도 수용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1980년대에는 항공기 납치로 악명을 떨쳤고 1990년대에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처럼 자살폭탄 공격을 테러수법으로 이용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테러단체라 비난하지만, 코로나19 위기에 잠시 총부리를 거뒀다. 27일 현재 레바논의 코로나 확진 환자 수는 368명, 사망자는 6명이다.

브라질에서는 아예 마피아 조직이 정부 역할을 자처했다. 파벨라로 불리는 브라질 빈민가도 코로나19에 취약하다. 보건위생도 열악하고, 주택은 다닥다닥 붙어있다.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곳에서는 범죄 조직이 정부보다 앞서 주민들에게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서부지역에서는 범죄 조직이 나서 저녁 8시 이후 주민들의 통행을 막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들은 보도했다. 전염병이 빈민가를 덮칠 경우 마피아의 영향력 또한 급감할 것을 우려해 발빠른(?) 대처에 나선 셈이다.

리우데자네이루에는 전체 인구의 25%에 달하는 150만명이 빈민촌에 거주한다. 브라질 공공보건연구소 피오크루즈 디렉터인 파울로 부스는 “코로나19는 부자들이 탄 비행기를 타고 브라질에 상륙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가난한 계층에서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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