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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中, 외국인 입국 전면금지···韓기업 신규공장 가동·증설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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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이미 복귀···피해 크지 않지만

기업들 장기화 대비책 마련에 분주

외교부 "유감" 싱하이밍 대사 초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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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해외로부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차단을 명목으로 사실상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중국 외교부와 이민관리국은 26일 밤 11시(현지시각)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기존 유효한 비자와 거류허가를 가진 외국인도 28일 0시부터는 입국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장기 체류하던 우리나라 교민들과 유학생 등이 현재 한국 등 중국 바깥에 머무르는 경우 당분간 중국에 돌아갈 수 없게 됐다. 또 항만 등의 도착비자 발급이나 하이난섬 등 일부 지역에서 진행 중인 한시적 무비자 정책이 모두 중단된다. 단 외교와 공무 비자 소지자들은 금지대상에서 제외했다.

외교부는 중국 측이 사전 통보 없이 한국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금지를 취한 데 항의하기 위해 27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했다. 싱 대사는 이날 외교부를 찾아 김건 차관보를 만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한간에 왕래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끊어지지 않았다”며 “한국 분들이 필요하면 우리 공관, 총영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계속 도와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주로 경제인, 과학기술 교류, 이런 것을 보장해드릴 수 있다”고 해명했다.

중국 측은 경제·무역, 과학기술 활동, 기타 인도주의적 사유 등으로 필요할 경우 각국의 중국 공관에 별도 비자를 신청하라고 했지만 이미 신규 여행·상무비자 발급이 중지된 상황이어서 사실상 외국과 교류의 숨통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이번 조처는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주요20개국(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바이러스에는 국경이 없다”며 “단결해야 한다”고 말한 지 한 시간도 안돼 중국 외교부는 외국인 입국차단 공고를 내놓았다.

산업계에서는 중국의 외국인 입국억제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사업 전반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무역 활동’시 별도 비자를 신청할 경우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하지만 어느 범위까지를 경제무역 활동으로 인정할지 여부 등을 알아보느라 하루 종일 분주한 모습이다.

메모리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은 생산 규모 증설(램프업)이나 신규 공정 도입시 본사 엔지니어 파견이 필수라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규 공장 가동 등의 사안은 화상회의만으로는 사실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한 제조업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장기화하면 공장 증설 계획 등 장기 사업 전략은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중국 정부가 완전 금지가 아닌 어느 정도 입국 창구를 열어놓은 만큼 미리미리 대비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중국 출장을 금지하고 화상회의 등으로 현지 주재원들과 소통하는 만큼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중국 현지 인력들이 산업 현장에 대부분 복귀한데다 공장 가동률도 정상 수준까지 높아져 갑작스런 상황 변화 등이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며 “갑작스레 발표된 사안이라 현재 대응방안 수립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노선 운영을 줄여온 항공업계를 비롯해 춘제 이후 대부분 인력이 현장에 복귀한 완성차업체 또한 업무 차질 등의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등 화학업체 또한 중국 현지 공장 가동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며 전기차 배터리 업계 또한 당분간은 공장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몇몇 업체는 사태 장기화를 우려해 현재 한국에서 파견한 본사 직원의 중국 현지 체류일정 조율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전날 오전 전세기를 급파해 290여명의 엔지니어 및 연구원들을 광저우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팹으로 보낸 LG디스플레이(034220)의 발 빠른 대처가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는 취임 후부터 ‘OLED 올인’을 선언한 만큼 광저우 공장 가동은 LG디스플레이의 미래 핵심 이슈였다. 이번에 파견된 인력들은 최대 석 달간 광저우에 머물며 광저우 OLED 팹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광저우 외에 옌타이와 난징 LCD 모듈 공장은 정상 가동 중으로 당분간 대규모 인력 파견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양철민·변수연·박우인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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