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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전주 요양병원서 흉기 난동…흉기찔린 피해자 2시간 동안 방치 숨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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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2시간 동안 흉기 찔린 채 병실에 방치

경찰과 병원의 초기 대응 허술했다는 지적

뉴시스

【서울=뉴시스】


[전주=뉴시스] 윤난슬 기자 = 전북 전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입원 환자가 만취 상태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사망한 환자가 사건 발생 2시간 동안 흉기에 찔린 채 병실에 방치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과 병원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62)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이 병원 입원환자인 A씨는 이날 오전 2시께 술을 마시고 병원 6층 병실에 들어왔다가 B(66)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그는 병실 밖 복도에 있던 B(67)씨가 "시끄럽다"고 호통을 치자 이에 화가 난 A씨가 흉기를 들고 간호사와 B씨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에 당직 간호사가 신고를 위해 1층으로 내려간 사이 A씨는 전동 휠체어에 타고 있던 B씨 옆구리를 흉기로 한 차례 찔렀다. 놀란 B씨는 피습을 당한 뒤 곧장 7층으로 대피했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병상과 맞은 편에 있는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에 누워있던 C(45)씨의 목을 찔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복부를 다친 B씨만 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또다른 간호사가 병실을 둘러보다 사건 발생 2시간이 지난 오전 3시58분께 C(45)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C씨는 과다출혈로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했다.

A씨가 범행 이후 병실문을 닫아 둔 탓에 출동한 경찰과 간호사도 추가 범행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알츠하이머를 앓아 3개월 전부터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시끄럽다"는 다른 환자들의 말에 격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복도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범행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ns465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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