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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코로나 검역 자신하던 중국은 왜 외국인 입국을 막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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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감염 폭발 막기 위한 현실적 조치

해외逆유입 차단해야 종식 선언 가능

4월 말 ‘양회’ 개최 무게… 사전 포석
한국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주요 20개국(G20) 정상들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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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극약 처방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유입을 막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카드다. 코로나19 종식 선언과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를 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와 이민관리국은 26일 밤 “외교ㆍ공무를 제외한 비자나 거류허가를 가진 외국인의 입국을 28일 0시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기습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의 단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지 불과 1시간여만에 전면적인 국경 봉쇄를 단행한 것이다. 곧바로 민항국도 “29일부터 중국과 해외 항공사를 막론하고 일주일에 단 1편의 여객기만 중국을 오갈 수 있다”며 하늘길도 차단했다.

전격적인 이번 조치는 무엇보다 코로나19 해외 유입 감염자가 연일 수십 명씩 불어나는 데 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27일 해외 역유입 사례는 54명 추가돼 총 595명에 달했다. 정즈지에(鄭志杰) 베이징대 공공위생학원 교수는 “해외로부터의 감염 압력이 커지는 만큼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2차 폭발’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은 전날까지만 해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입국자의 경우 세관 검역과 14일간 격리, 의료기관 검사 등 3단계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단순히 방역 강화로만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때문에 이달 초로 예정됐다 미뤄진 양회 개최 수순이란 해석이 나온다. ‘해외 유입 차단→전염병 종식 선언→양회 개최→체제 정당성 강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의 첫 단추를 채우려 한다는 것이다. 양회는 중국의 최대 연중 정치행사로 올해는 주요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통상적 의미를 넘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일상에 복귀해 중국인의 자부심을 고취하는 한층 중차대한 의미를 띠게 됐다.

따라서 양회 개최 시점은 전염병 종식 선언과 맞물려 있다. 현재로선 양회 개최 시점으로 ‘4월 말~5월 초’가 유력해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잠복기의 두 배인 28일간 신규 감염이 없어야 종식 선언이 가능한데, 발병지인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자가 지난 18일 ‘0’을 기록한 이래 열흘간 중국 본토의 신규 확진자는 2명에 불과하다. 양회가 열리면 중국 전역에서 5,000여명이 베이징으로 몰려드는 만큼 이들의 2주 격리기간도 감안해야 한다. 소비 촉진을 위해 5월 1일부터 닷새를 노동절 연휴로 잡아놓은 터라 이에 앞서 양회가 열릴 것이란 시나리오가 부쩍 자주 거론된다.

이와 관련, 광둥성 일간지 난팡두스바오는 전날 축구협회 관계자를 인용해 “양회가 먼저 열려야 하기 때문에 올 시즌 개막은 5월 중ㆍ하순 아니면 6월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2주간 진행되는 양회가 4월 말 이후에 열릴 것이란 의미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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