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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50년간 한국 취재한 日사진작가 후지모토 '도몬 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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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민족성 존중한 하나이 전 소록도병원장 알리고 싶었다"

연합뉴스

후지모토 다쿠미(오른쪽)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50년에 걸쳐 한국 각지를 돌며 한국인과 일본인이 교류해 온 역사를 카메라에 담아 온 일본인 사진작가 후지모토 다쿠미(藤本巧·71) 씨가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수여하는 39회 도몬 겐(土門拳)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도몬 겐상은 일본의 사진가인 도몬 겐(1909∼1990)을 기려 마이니치신문사가 1981년 신설한 상으로 사진계의 나오키(直木)상으로 불린다.

2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후지모토 씨는 사진집 '과묵한 공간 한국에 이주한 일본인 어민과 하나이 젠키치(花井善吉) 원장'으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나이 젠키치는 한센병 환자를 수용·진료해 온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일제강점기에 8년 4개월간 2대 원장을 지내다 재직 중 사망한 인물이다.

국립소록도병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하나이 전 원장은 "모든 일상생활에서 일본식을 강요하던 초대 원장과 달리 환자들의 요구에 따라 이를 상당히 완화하고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는 등 일본인이면서도 원생들에게 헌신적"이었다.

수상작은 메이지(明治)시대(1868년 10월 23일∼1912년 7월 30일) 시대 이후 세토(瀨戶)내해 등의 어민이 한국으로 이주해 생활한 어촌을 약 10년에 걸쳐 취재한 결과물이 담겨 있다.

후지모토 씨는 사진집에서 한국 각지에 있는 이른바 적산 가옥과 소록도에 있는 하나이 전 원장을 기리는 비석(창덕비)의 모습 등을 조명했다.

후지모토 씨는 일제 강점기 식민지 지배의 흔적을 취재하면서 하나이 전 원장에 관해 알게 됐다며 "그가 일본식 생활방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민족성을 존중하면서 환자를 진심으로 대한 것을 사진을 통해 알리고 싶었다. 한일 관계를 푸는 열쇠도 거기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마이니치신문에 수상 소감을 밝혔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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