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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제주 여행한 유학생 모녀는 선의의 피해자” 정순균 강남구청장 발언에 비판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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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연합뉴스


정순균 강남구청장(사진)이 ‘미국 유학생 모녀’를 “선의의 피해자”라며 두둔한 데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정 구청장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남구는 같은날 정 구청장의 발표를 구 공식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게시물에에는 27일 오후 11시 현재 총 212개 반응 중 ‘화나요’가 168개, ‘웃겨요’가 16개로 누리꾼들의 반대 정서가 극명히 나타났다.

누리꾼들은 “구청장인지 변호사인지 모르겠다”, “이 시국에 해외 입국시 자가 격리는 상식인데, 구청장의 생각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는 등 비판했다.

제주도민이라 밝힌 누리꾼은 “도민들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쑥대밭을 만들어놓고 ‘선의의 피해자’라 칭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강화된 시점에 제주 여행에 나선 것을 어떻게 이해하란 말인가”라는 의견도 있었다.

정 구청장 개인 페이스북에는 해당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없음에도 타 게시물에 ‘화나요’ 반응 및 비판 댓글이 폭주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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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는 27일 정순균 구청장의 입장을 게재했다. 강남구 페이스북


정 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당 모녀에 비난이 쏟아지고, 제주도는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한다고 밝혔다”며 “치료에 전념해야할 모녀가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모녀의 행동이 의도된 것이 아니며, 원거리 여행에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 있었다는 해명도 덧붙였다.

정 구청장은 “유학생 딸은 제주 여행을 떠날 당시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자가격리 대상자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녀는 15일 입국해 20일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는데, 당시에는 자가 격리에 대한 충분한 이해나 경각심이 없지 않았나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유럽발 입국제에 특별입국 절차가 진행된 것은 22일부터고, 강남구에서 미국 유학생 확진자가 최초로 나온 것은 23일”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강남구는 24일부터 재난문자를 통해 관내 미국 유학생들에 14일간 자가격리를 스스로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모녀의 제주 여행을 자가 격리 지침 위반으로 볼 수 없고, 본인들도 사전 고지된 규칙을 의도적으로 어긴 사실은 없으며, 입국 유학생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모녀의 제주 여행 이후에 나온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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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왼쪽)가 20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코로나19 합동 브리핑’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정 구청장이 언급한 ‘선의의 피해자’는 강남구 21번 확진자인 A(19·여)씨다. 미국 유학 중 지난 15일 귀국한 A씨는 어머니와 함께 20일 이스타항공 편으로 김포공항을 떠나 제주에 도착했다. 입도 첫날에도 오한과 인후통 등 증상을 보였지만 A씨는 5일간 여정을 모두 소화했다.

A씨는 24일 오후 5시쯤 티웨이항공 편으로 제주를 떠나 김포공항에 도착했고, 오후 7시 25분 강남구보건서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았다.

A씨는 이튿날 오전 오전 11시 30분, A씨의 어머니는 26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정 구청장의 입장표명에 앞서 “입도 첫날 증상을 보이고 23일 오전에는 숙소 인근 병원을 방문할 정도였는데 여행을 강행했다”며 “모녀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미국 유학생 모녀를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제주도에서는 이들 모녀와 접촉한 47명이 자가격리됐고, 모녀가 방문한 식당 등 20개 장소가 폐쇄됐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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