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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설] 코로나 팬데믹 확산… 국제 방역·경제 공조로 활로 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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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감염환자 50만명 넘어 / G20 정상, 구체적 대안 마련 합의 / 국내 효율적 방역체계 구축 시급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조방안 모색을 위한 G20 특별화상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악화일로다. 전 세계 감염환자가 50만명을 돌파했고 사망자도 2만2000여명에 달했다. 미국의 확진자가 8만명을 넘어서며 세계 1위로 올라섰고 유럽은 30만명에 육박했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진은 올해 전 세계적으로 186만∼1045만명이 숨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가 코로나19 패닉에 빠진 형국이다.

이런 마당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그제 밤 공동 대응 의지를 천명하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5조달러 이상 투입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은 “연대의 정신에 입각한 투명하고 강건하며 과학에 기반한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상들은 각국 보건장관들과 재무장관들의 소통 채널을 동시에 가동해 ‘공동긴급조치’, ‘공동행동계획’ 등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늦었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방역 공조와 경제협력체제를 구축한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세계 각국이 방역에 비상이 걸리면서 속속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중국은 오늘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일시 금지하고 외국 항공사의 중국행 운항도 주 1회로 제한한다고 발표해 글로벌 공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도 한국·중국에 대한 사실상의 입국금지 조치를 한 달간 연장했다. 정부는 유감을 표명했지만, 이미 한국인 입국을 금지·제한하는 국가가 180곳에 이르는 실정이다. 국내 상황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어제 대구 제일미주병원에서 환자와 간병인 6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은 90명의 감염환자가 발생한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에 있다니 방역 당국의 허술한 대응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해외발 감염환자도 300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방역망에 구멍이 뚫리는 것은 의료진과 방역 관련 공무원의 피로도가 누적된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오죽하면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이 “이제라도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달라”고 했겠는가.

외국인 입국 금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검역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세균 총리는 “전체 해외유입 환자의 90%가 우리 국민인 점을 감안하면 당장 입국금지 같은 극단적 조치를 채택하는 데는 제약이 따른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30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해 한국행 비행기 탑승 전 발열 검사를 진행해 체온이 37.5도를 넘는 경우 탑승을 금지하기로 했다. 현재 유럽·미국발 입국자에 적용 중인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를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전 세계 차원의 문제다. 보건뿐 아니라 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 타격을 주는 복합위기다.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밝힌 대로 전 세계가 연대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 정부는 해외감염 상황과 의료 역량을 냉정히 평가해 효율적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국제공조 강화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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