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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자투리로 냠냠" 나누는 갈라파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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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오종찬 기자의 Oh!컷]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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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갈라파고스 제도에서도 첫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고 한다.

지난해 9월이 떠올랐다. '공존'을 키워드로 이 자연의 보고를 찾았다. 갈라파고스 제도 샌타크루즈섬의 작은 어시장. 펠리컨들이 모여 앉아 생선을 손질하고 있는 아저씨의 손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생선의 껍질, 내장 같은 자투리가 생기면 펠리컨의 몫이다. 이제 남은 건 작은 녀석 한 마리. 펠리컨 세 마리의 배를 채우기는 한참 부족해 보인다.

입도자 숫자를 철저히 통제하는 고립된 섬. 어시장이라고 하지만 생선을 손질하는 도마 겸 매대 몇 개가 전부다. 바다에 나갔던 배가 돌아오면 시장 사람들은 생선 손질을 시작하고, 그때부터 잔치는 시작된다. 혼잡할 것 같지만 나름대로 규칙이 있다. 최고 명당은 터줏대감 바다사자의 차지. 터줏대감이 바로 옆에서 받아먹다가 배가 부르면 그 뒤를 지키는 펠리컨이 나선다. 바닥에서는 이구아나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중. 놀랍게도 사람이 손질 중인 생선에는 절대로 손대지 않는다. 오직 던져주는 자투리만 받아먹을 뿐.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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