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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뉴욕 메트·콜드플레이… 세계 최고 공연을 무료로 안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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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코로나 시대의 역설인가

조선일보

①29일(현지 시각) 뉴욕 메트 홈페이지에서 스트리밍 하는 바그너의 ‘탄호이저’(2015). 메트 홈페이지 화면 ②온라인 페스티벌 ‘시크릿 페스타’의 포스터. 매직스트로베리 ③VR로 예전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사비나 미술관의 홈페이지. / 사비나미술관 홈페이지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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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은 시대에 우리는 어찌 예술을 생각할 수 있을까?' 코로나 사태를 맞아 온라인에서 열린 어느 전시회 제목이다. 일상에 제동이 걸려도 예술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반어법으로 들린다. 공연장과 미술관 문은 닫혔지만 온라인에서는 각종 무료 공연과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 디지털 콘서트홀

노트북을 켠다. (데스크톱·스마트폰도 괜찮다.) 맥주를 딴다. (사실 뭐든 상관없다.) 다만 꼭 갖춰야 할 건 널널한 트레이닝복 바지와 푹신한 방석! 화면 속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때부터 그곳은 안방이든 거실이든 혹은 집 근처 카페든 고급스러운 아리아가 울려 퍼지는 오페라 극장이 된다. 입장료 한 푼 안 내고 '내 맘대로' 잠시 쉬었다 볼 수도 있는 '손 안의 방구석 무대'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오는 31일까지 모든 공연을 취소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가 날마다 한 편씩 지난 공연을 HD 화질로 보여주는 '나이틀리 메트 오페라 스트림스'가 화제다. 메트 홈페이지에 접속만 하면 현지 시각으로 오후 7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후 6시 30분까지 23시간 동안 메트에서 최근 14년간 선보인 특A급 성악가·지휘자·제작진의 수준 높은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주말인 29일까지 '바그너 주간'이 펼쳐져 오페라광(狂)들을 반긴다. 현지 시각으로 28일엔 제임스 러바인이 지휘하고 테너 폴 애플비가 출연한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29일엔 역시 제임스 러바인이 지휘하고 테너 요한 보타가 출연한 '탄호이저'를 볼 수 있다. 메트 단장인 피터 겔브 총감독이 그날의 캐스팅에 대해 설명해주고, 영어 자막도 나온다.

다음 달 2일까지 문을 닫는 빈 국립오페라단도 그동안 무대에 올렸던 오페라를 영상으로 매일 한 편씩 보여준다. 현지 시각으로 28일엔 악셀 코버가 지휘하고 헬덴테너 스티븐 굴드가 지크프리트로 출연하는 '신들의 황혼', 29일엔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하고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가 줄리엣이 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여준다.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현지 시각 오후 7시 또는 5시부터 24시간 동안 감상할 수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Digital Concert Hall': 상임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의 최신 15개 공연을 포함, 지난 10년간의 공연 600여개를 보여준다. 오케스트라의 역사와 지휘자, 연주자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번외편으로 상영한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Always Playing': 목요일·일요일마다 정해진 시간에 유튜브에서 스트리밍을 한다. LSO 홈페이지에서 일정과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29일 오후7시(현지시각)에는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의 공연을 보여준다.

로열오페라하우스의 'Curated online broadcasts': 27일 오후 7시(현지 시각)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를 시작으로 오페라·발레 공연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보여준다.

링컨 센터의 'Lincoln Center At Home': 링컨 센터의 과거 클래식, 재즈, 무용 공연 실황을 보여주고, 어린이를 위한 팝업 교실도 동영상으로 운영한다.

★ 온라인 페스티벌

십센치, 선우정아, 요조, 윤딴딴, 민수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가 28일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페스티벌 '시크릿 페스타'를 선보인다. 기존 공연인 '시크릿 나잇'의 온라인 버전이다.

이날 공연하는 가수들은 매직스토로베리 소속 가수뿐 아니라 기획사 관계자들이 선택한 가수들로 선정된다. 출연진은 당일 생중계로 공개된다. 현재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는 행사 포스터〈사진〉로 라인업 힌트를 주고 팬들이 미리 맞혀보도록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글로벌시티즌의 'Together at Home':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을 시작으로 요요마, 존 레전드, 숀 멘데스 등 세계적인 스타가 집에서 공연을 라이브로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위한 성금 모금도 한다.

셰익스피어글로브의 'Muse on Fire': 이완 맥그리거, 주디 덴치, 톰 히들스턴 등 60명이 넘는 영국 배우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무료로 상영한다. 한 편에 45분 남짓.

토킹 쇼츠의 'My Darling Quarantine Short Film Festival': 매주 일곱 편의 단편영화를 보여준다. 자가 격리에 어울리는 작품을 영화팬과 전문가에게 추천을 받아 상영한다.

★ 가상 관람

이날만을 기다려온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서울 진관동 사비나미술관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열린 29회의 전시를 모두 촬영해 VR(가상현실) 영상으로 구축해뒀다. 가히 선견지명이라 할 만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외출이 어려워지자, 이른바 '비접촉 미술관'을 표방하며 VR 전시 투어를 제안한다.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디지털 뮤지엄' 코너에 들어가 보고 싶은 전시명을 클릭하면 된다. 영상은 앞·뒤·좌·우 360도로 회전해, 실제 미술관 동선을 따라 입체적인 관람이 가능하다. 작가 인터뷰 영상, 음성 해설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다. 전시 도록(E-book)도 준비돼 있다. 무료.

파리 루브르 박물관, 로마 바티칸 박물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은 모두 가상 투어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투어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르미타시 미술관을 연속 테이크로 5시간 19분 28초 동안 촬영한 영상. 루벤스, 렘브란트, 티치아노 베첼리오, 카라바조, 엘 그리코 등 작품 6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예르미타시 미술관 45개 홀을 둘러본다. 애플의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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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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