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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우리가 타인을 파악하는데 서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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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말콤 글래드웰/유강은/김영사/1만8500원


타인의 해석/말콤 글래드웰/유강은/김영사/1만8500원

미국 경영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의 6년 만의 신작이다. 타인을 제대로 알지 못해 생기는 오해와 갈등에 대한 보고서라 할 수 있으며 ‘소통과 이해’를 주제로 한다.

말콤 글래드웰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 교통 단속에 걸린 운전자가 자살한 ‘샌드라 블랜드 사건’이다. 백인 남자 경찰관이 샌드라 블랜드라는 흑인 여자 운전자의 차를 멈춰 세우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차선 변경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면서 몇 가지 질문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가 담뱃불을 붙였다. 감정이 고조되고 입씨름은 거북할 만큼 장시간 이어진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경찰차 계기반 위에 설치된 비디오카메라에 녹화됐는데, 유튜브 영상은 수백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경찰관이 샌드라 블랜드를 차 밖으로 끌어내는 장면에서 끝난다. 그로부터 사흘 뒤, 샌드라 블랜드는 유치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극의 시작은 낯선 이와 이야기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낯선 이와의 대화가 틀어지면서부터였다. 이처럼 최악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타인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 사례는 무수하다. 판사는 ‘죄지은’ 사람을 석방하고, 믿었던 외교관은 타국에 ‘기밀’을 팔고, 촉망받던 펀드매니저는 투자자에게 ‘사기’를 치는 등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안다고 착각해 비극에 빠진 여러 사례를 보여준다.

타인과 상호작용을 할 때 저지르는 오류를 조목조목 짚으며 그 이유를 인간 본성과 사회 통념에서 찾아내고, 타인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말한다. “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알아야 할 단 하나의 진실은 이것이다. 낯선 사람은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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