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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비례 투표용지 51.9㎝… 일일이 手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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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8]

비례대표 참여 정당 38개, 용지 너무 길어 분류기 못써… 다음날 오전까지 승패 모를 수도

비례투표용지 맨 위칸에 민생당…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順

조선일보

4·15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역대 최장(最長)인 51.9㎝ 길이의 투표용지를 받아 들게 될 전망이다. 투표지가 길어지면 이를 분류하는 기계를 쓸 수 없다. 이에 따라 개표도 18년 만에 수(手)작업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5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27일 비례대표 선거에 후보 등록한 정당은 총 38개로 나타났다. 선관위는 정당의 개수가 18~22개일 경우 기표란 높이 1㎝, 후보자 사이 구분 칸은 0.3㎝를 적용해 투표용지를 작성한다. 하지만 정당 수가 23개를 넘어가면 구분 칸을 0.2㎝로 줄인다. 이에 따라 선관위 심사를 거쳐 38개 정당 참여가 확정되면 투표용지 길이가 50㎝를 넘게 된다. 현재 선관위가 쓰고 있는 투표용지 분류기에 들어갈 수 있는 투표지 길이는 최대 34.9㎝다.

선관위 관계자는 "2002년 투표지 분류기가 도입된 지 18년 만에 100% 수(手)개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정당별 의석수와 정당 간 선거 승패가 선거 다음 날 오전까지도 확정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표용지에 실릴 주요 정당과 지역구 후보자의 기호도 이날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비례 투표용지엔 3번 민생당, 4번 미래한국당, 5번 더불어시민당, 6번 정의당 순으로 배치된다. 정당 기호는 1번 더불어민주당, 2번 미래통합당, 3번 민생당, 4번 미래한국당, 5번 더불어시민당, 6번 정의당이다.

여야(與野)는 이날까지도 비례 위성 정당에 '의원 꿔주기' 전쟁을 벌였다. 후보 등록 마감 시점을 기준으로 투표지에 부여될 기호가 결정되는 까닭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윤일규 의원(충남 천안병)이 비례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윤 의원의 합류로 시민당은 현역 의원 8명(지역구 5석·비례대표 3석)을 확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민생당(20석)·미래한국당(17석)에 이어 셋째 칸으로 올라섰다. 정의당(6석)보다 앞선 것이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의원 꿔주기를 보며 국민이 얼마나 한심해할지 짐작된다"며 "이왕이면 열 명 정도 더 보내지 그랬나"라고 비판했다.

통합당에서 의원들을 영입했던 한국당도 28일 이후 추가로 3~4명의 현역 의원을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선거 보조금이 지급되는 오는 30일 이전까지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최대 60억원의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교섭 단체가 안 되면 보조금 총액이 25억원 안팎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총선 자금 확보 차원에서 추가 영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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