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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희대의 사기극 의혹 ‘라임사태’, 남아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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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에 조사·실사도 차질 빚어

투자자들, 판매사 추가 고소에 나서

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라임' 펀드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전 본부장 임 모씨가 27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수재 및 사기 혐의 등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임 전 본부장은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에 투자하는 대가로 리드로부터 1억 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0.03.27.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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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항섭 류병화 기자 = 일명 라임사태라 불리우는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이 발생한지 반년이 지났으나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사건이 드러날수록 여의도 관계자들의 유착이 드러나면서 희대의 사기극으로 커져가고 있다.

여기에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실사결과가 지속 미뤄지고 있고,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분쟁조정을 위한 금융당국의 조사마저 멈춘 상황이다. 이에 라임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구제까지 갈 길이 멀다는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 나온다.

◇증권맨들과 쩐주 회장님들의 결탁

이번 사태의 핵심인물은 잠적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대신증권의 반포WM센터장 장모씨, 신한금융투자 전 PBS 팀장 심모씨다.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은 함께 라임의 펀드를 설계하고 장 전 센터장은 이를 대신증권 반포지점에서 집중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은 잠적한다.

이후 검찰은 대신증권 반포WM센터와 신한금융투자를 수사했고, 이 과정에서 장 전 센터장과 이 전 부사장이 선후배 관계로 막연한 사이임이 확인했다.

또 장 전 센터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 청와대 행정관인 금융감독원 김모 팀장과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 김모씨가 등장한다. “김 회장이 로비할 때 돈을 엄청나게 쓴다.”, “김 전 행정관이 핵심이다. 라임 관련 문제를 청와대 고위 간부한테까지 가서 막았다.”는 녹취록이 공개된 것이다.

김 팀장은 김 회장의 고향 후배이며 지난해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간 이력이 있다. 또 김 회장은 라임이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한 돈을 포함해 518억원을 꺼내 쓴 혐의를 받고 있으며 라임자산운용의 뒷배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장 전 센터장과 김 팀장, 김 회장 등이 술자리를 가진 사실까지 나오면서 청와대 개입론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검찰은 또 다른 회장님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부동산사업 시행사 메트로폴리탄 김모 회장이다. 김 회장은 라임이 메트로폴리탄에 투자한 2500억원 중 200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금액이 부실펀드를 막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키맨들이 잠적을 해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전 부사장. 심 전 팀장, 두 김 회장 모두 잠적했다. 이 전 부사장과 김 회장(메트로폴리탄)은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정돼 인터폴에 수배요청을 했고, 스타모빌리티 김 회장은 출국 금지가 돼 있다.

◇늦어지는 피해자 구제…무역금융펀드 실사는 아직

검찰의 수사 난항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피해자 구제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라임 합동 현장조사단’은 이르면 4월초에 사실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본래 3월초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돼 연기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끝나고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데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조사단의 준비는 이미 끝마쳤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피해자 구제도 늦어질 수 밖에 없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사기 및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인하려 했다. 또 조사결과를 토대로 내외부 법률자문을 거쳐 피해구제 방안을 검토하고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당초 올해 상반기 내로 결론을 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하반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여기에 무역금융펀드의 실사 결과도 미뤄지고 있어 투자자의 답답함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역금융펀드의 실사를 하고 있는 삼일회계법인은 “1차 자산평가 보고서는 3월말일까지 맞추려 하고 있으나 손실률 평가는 5~6월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코로나로 해외 실사를 나가는 것이 어려워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추가 행동 투자자들, 판매사 추가 고소

무역금융펀드의 실사가 길어지자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KB금융과 증권금융 등 펀드 판매사를 고소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투자자 17명을 대리해 라임자산운용과 KB증권, 한국증권금융,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대신증권 관계자들을 특경법상 사기 배임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 FI D-1호 펀드에 투자하는 자(子)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이다. 총 투자금액은 74억원에 이른다.

한누리에 따르면 피해 투자자들은 판매사로부터 해당 모펀드가 확정금리성 자산에 투자해 안정성이 높고 투자성과가 좋으며 환매자금 상환에 무리가 없다고 안내받았다.

하지만 절반 이상이 부실자산이었으며, 횡령·배임을 자행하고도 이를 숨기고 환매대금 마련을 위해 플로토 펀드에 투자하는 신규 펀드를 계속 발행해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판매회사 겸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체결 증권사로서, 우리은행과 대신증권은 판매사로서, 한국증권금융은 플루토펀드의 신탁사로 범죄행위에 공모했거나 방조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소에 나섰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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