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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김종인, '못살겠다 갈아보자' '문제는 경제다' 뺨칠 선거 슬로건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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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1956년 3대 대통령선거 때 민주당이 들고 나온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역대 최고의 선거구호다. 20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의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도 총선 최고의 선거슬로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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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이제부터 '구호 싸움이다', 누가 귀에 쏙 들어오는 구호를 외치느냐에 달려 있다. 21대 총선을 18일 남겨놓은 28일 현재 여야는 총선 슬로건을 정하거나 또 다른 외침거리를 준비 중이다. 각당의 후보역량도 중요하지만 울림이 있는 굵직한 한방이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총선 슬로건'은 중요하다.

◇ 최고의 정치구호 히트작은 1956년 3대대선 때 "못살겠다 갈아보자"…불조심 표어 "꺼진 불도 다시 보자"와 쌍벽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선전문구를 꼽으라고 할 때 '못살겠다 갈아보자'와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반드시 들어간다. '꺼진 불~'이야 불조심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표어지만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시대를 뛰어넘은 정치구호로 유명하다.

이 구호는 1956년 5월 15일 3대 대통령 선거와 4대 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만들어 냈다. 자유당의 이승만 대통령-이기붕 부통령 후보에 맞서 민주당은 신익희 대통령 후보-조병옥 부통령 후보를 내세웠다. 당시 혁신계인 진보당은 조봉암 대통령 후보-박기출 부통령 후보로 레드콤플렉스 속에서 분투했다.

이승만 대통령과 자유당 독재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은 "못살겠다 갈아보자"에 환호했고 이 말은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신들에 이르기까지 유행가처럼 불려졌다.

이 구호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1956년 5월3일 한강 백사장에서 펼쳐졌던 신익희 후보 유세에 무려 30만인파가 몰려 들었다. 당시 서울인구 150만명(서울시 통계자료 150만3865명)의 5분1이상이 몰려들어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왔다'는 말까지 나왔다.

야당은 신익희 당선이 유력하다며 흥분했다. 하지만 4일 밤 호남 유세를 위해 호남선 열차에 올랐던 신익희 후보는 1956년 5월5일 새벽 4시쯤 뇌일혈로 기차안에서 쓰러져 운명을 달리했다."목이 메인 이별가를 불러야 옳으냐~"로 시작되는 손인호의 빅히트곡 '비 내리는 호남선'도 이와 관련있다고 한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 별세로 3대 대선은 싱겁게 끝날 것으로 보였지만 국민들은 고(故) 신익희 후보에 무려 185만6818표(무효표 처리)를 던지는 것으로 추모하고 자유당을 규탄했다. 이승만은 504만 6437표로 유일한 야당후보 조봉암(216만 3808표)을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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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당시 여야의 총선 슬러건.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새누리당,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슬로건.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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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고 총선 구호는 20대 민주당의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당 슬로건은 대선 때보다 중요성이 떨어진다. 지역마다 외쳐야하는 주제가 다른데다 후보마다 제각각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선거 슬로건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역대 총선 중 재미를 톡톡히 본 것은 2016년 4월 13일 20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이 내 놓은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이다. 경제실정을 건드리면서 야당 성향이 높은 젊은 층의 투표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낸 작품이다. 민주당 슬로건에는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슬로건은 제42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빌 클린턴이 1992년 11월 미국 대선 당시 "바보야, 문제는 경제"라는 슬로건으로 부시 공화당 후보를 제친 이후 여러 나라 정치인들이 이용한 것으로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를 적절히 써먹었다.

이에 비해 당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총선 구호는 "뛰어라 국회야"로 밋밋했다. 차라리 국민의당의 "문제는 정치다 이제는 3번이다"가 훨씬 국민들 피부에 와 닿았다. 정의당은 "정의당 크게 써 주십시오"라고 했지만 맛깔스럽진 않았다.

투표 결과 "문제는 경제"라고 외친 민주당이 123석, "일하는 국회"를 내세운 새누리당 122석, "문제는 정치야"의 국민의당 38석, '크게 써달라"던 정의당 6석으로 민주당 승리, 새누리 참패, 국민의당 약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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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내 건 슬로건 "국민을 지킵니다'와 통합당의 '바꿔야 한산다'. 통합당은 선거를 총괄할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슬로건이 밋밋하다고 판단, 화끈한 작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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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총선 ‘국민을 지킵시다’ vs ‘바꿔야 산다’…김종인 '화끈한' 새 슬로건 준비

28일 현재 민주당의 총선 슬로건은 '국민을 지킵시다, 더불어민주당'이다. 이를 뒷받침할 제2 슬로건도 '코로나 전쟁 반드시 승리합니다'로 정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잘 치르고 있다는 중간 성적표를 받아든 문재인 정부 공을 한껏 이용할 태세를 갖췄다.

이에 맞서 미래통합당은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를 주 슬로건으로, '‘새로운 미래, 새로운 통합'을 부속 슬로건으로 채택했다. 통합당은 '선거의 귀재'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총괄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했기에 또 다른 슬로건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 측근도 "김 위원장이 통합당에 '비상경제'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코로나19라는 비상경제 상황에서 생존을 위협받는 약자를 포용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승리한다"며 "이에 부합하는 한 줄짜리 선거 구호를 구상 중이다"라는 말로 화끈한 구호가 나올 것임을 예고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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