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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수진, 양승태 상고법원 추진에 동참" 법정 증언… 李 "사실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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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 서기호 의원에 이규진 면담 의사 전달

이 후보 측 "상고법원에 반대 뜻 서 의원에 밝혔다"

4·15 총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가 자신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 입법 설득 과정에 동참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27일 나왔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등 사법개혁에 앞장서왔다고 했다.
조선일보

4·15 총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뉴시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35부(재판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재판에서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통합진보당 관련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중이기도 한 그는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이뤄진 상고법원 입법 과정에 대해 증언했다.

검찰이 2015년 4월 2일 일정표를 제시하며 서기호 당시 진보정의당 의원과 이수진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일식집에서 만난 사실이 있는지 묻자 그는 “서기호·서영교 의원을 접촉하라는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의)말씀이 있으셨던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이 “이수진 전 판사와 함께 나간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이 전 판사에게 서 의원을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물으니 잘 안다고 해서 상고법원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데 다리를 좀 놔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검찰이 “그 자리에서 상고법원 안이 필요하다고 설득한게 맞느냐”고 하자 이 전 위원은 “맞는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전 위원이 식사 후 작성한 ‘서기호 의원 대담’이란 제목의 문건도 공개됐다. 문건에 따르면 당일 식사자리는 두 시간 가량 이어졌으며, 이 전 위원이 상고법원 취지를 설명하고 서 의원은 ‘상고법원이 최선의 방안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전 판사의 발언 내용은 나타나 있지 않다. 이 전 위원은 이 문건을 동석했던 이 전 판사에게 보냈다. 검찰이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이 전 판사에게 보낸 이메일이 맞는지 묻자 이 전 위원은 “맞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 허영일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28일 이 전 위원의 법정 증언과 관련해 “이 전 위원은 서 전 의원과 개인적인 친분을 갖고 있던 이 후보에게 상고법원 입법 관련하여 서 의원을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상고법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인권법위원회 초기 활동을 같이 한 선배가 만남을 조율해 달라는 것까지는 거절할 수 없어 서 전 의원에게 이 전 위원의 면담 신청 목적을 알렸고 서 전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상고법원 입법에 반대하지만, 입법에 찬성하는 사유 역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과 함께 면담을 응낙했다”고 했다.

허 위원장은 “이 후보는 (당시) 예의상 함께 자리를 가졌고, 상고법원 도입에 대한 이야기는 서 전 의원과 이 전 위원 사이에서만 오갔다”며 “이 전 위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 후보는 서 전 의원에게 ‘상고법원에 반대하지만 선후배 관계상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마련해야 했다. 양해 바란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했다. 허 위원장은 또 “이 전 위원이 이메일을 통해 ‘서기호 의원 대담’이라는 정리 문건을 이 후보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후보는 그 이메일에 대해 어떠한 종류의 응답도 하지 않았다”며 “상고법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명확했기 때문에 내용을 살필 어떤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이 전 위원과 서 전 의원의 만남을 조율하고, 이 만남의 내용을 정리하는 데 참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란 주장이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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