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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대출 홀짝제…시장 상인들은 "그래도 너무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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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5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 앞에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대출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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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현장의 긴박함을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 해소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기획재정부·중소벤처기업부 등은 27일 소상공인 금융지원 신속집행 방안을 발표했다. 대출 병목현상 해갈을 위해 소상공인진흥기금을 통한 1000만원 대출은 출생연도에 따라 '홀짝제'로 운영한다는 게 골자다. 홀수 날짜(1·3·5·7·9)는 생년 홀수, 짝수 날짜(2·4·6·8·0)는 짝수인 사람이 신청하는 방식이다.

소상공인 단체는 일단 환영 의사를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병목현상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더불어 긴급구호 생계비 등 지자체별 직접지원 확대와 세제 감면 조치 등도 뒤따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출 지원 창구 현장으로 옮겨달라"



반면 현장에선 "아직도 대출은 먼 길"이라는 반응이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형순 씨는 "오전에 종로 소상공인센터에 갔더니 (사람이 밀려) 오후에 다시 오라고 하더라. 일해야 하는데 대출 신청에 하루가 다 가버렸다"며 "동사무소에서 (대출) 일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당장 이번 달 내야 할 월세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착한 임대인(건물주의 자발적 임대료 인하) 운동이 절실하다. 전기세·도시가스비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엄해성 소상공인연합회 서울 동작구 지회장은 "시중 은행 창구에서도 대출이 가능하다니 기대가 되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워낙 많아 병목 현상이 얼마나 풀릴지는 의문"이라며 "정부에서 정책을 쏟아내다 보니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지원 정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출 지원 창구를 현장으로 옮겨달라는 목소리는 시장 상인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이충환 수원 못골시장상인회장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 오전 6시에 갔다가 줄만 서고 서류신청도 못 한 채 다시 장사하러 오는 사람이 많다"며 "밀집한 상가나 시장의 경우 현장에 임시 (대출) 센터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당장 돈이 급한 상인은 대부업 대출을 쓰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자가 일수만큼 높지만, 신청하면 바로 나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소벤처기업부 등도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다양한 정책 대안을 마련 중이다. 중기부 산하 각 지방청 소속의 세무사·경영지도사 등 대출 업무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해 서류 준비를 돕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중현 중기부 대변인은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비대면·비접촉 등 온라인을 통한 금융 수단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 많다. 오프라인 대출을 강화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 서류 발급기도 현장에 도입



또 서류를 현장에서 바로 발급받을 수 있도록 무인 민원서류 발급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적은 인원으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대출 절차를 위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는 것이 문제"라며 "유선 전화는 물론 카카오 친구 맺기 등을 통한 예약 상담 등을 통해 소상공인분들이 최대한 빠르게 접수와 신청을 마치고 생업으로 돌아가실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질점으로 지적된 제출서류 간소화도 추진한다. 사업자등록증명ㆍ임대차계약서ㆍ통장사본 서류만 준비하도록 했다.



"선 대출, 후 심사 도입해 볼 만"



중기부 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소상공인 대출 신청 병목 현상은 소상공인진흥공단 62개 센터에 대출이 집중됐기 때문이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 생계가 어렵지 않은데도 긴급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까지 몰리면서 꼭 필요한 사람의 대출까지 밀렸다"며 "일단 시장 금리로 대출해준 뒤 나중에 조건에 맞는 소상공인은 1.5%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선 대출, 후 심사' 형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이소아·강기헌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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