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1인당 GDP와 비교한 항목별 물가 상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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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년간 쌀값이 3배 오른 동안 강남아파트는 84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9일 발표한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 추세 분석: 1980~2020’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 아파트 가격이 40년간 1인당 국내총생산(GDP)보다 상승폭이 4.5배 컸다. 그러나 대부분 항목에서 가격 상승률이 GDP 상승률 보다 낮아 전반적인 실제 물가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17년 한국의 구매력(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 1인당 GDP는 4만1001 달러로, 사상 처음 일본(4만827 달러)을 추월했다.

◇1인당 GDP 대비 상승폭 큰 강남 아파트
서울 강남구 은마 아파트의 매매가는 평(3.3㎡)당 1980년 약 77만원에서 6469만원으로 40년간 84배 올랐다. 전세가는 16만원에서 1629만원으로 101배 상승했다. 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980년 1714달러에서 2019년 3만1754달러로 18.5배 오른 것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상승폭이다.

강남 아파트 매매가는 15년 주기로 급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 1차 급상승기(1988~1991년)때는 3저(달러·유가·금리) 호황과 수요 대비 부족한 주택 공급량 때문에 집값이 310% 뛰었다. 2차 급상승기(2002~2005년)엔 저금리와 가계대출 확대에 따라 집값이 238% 올랐고, 3차 급상승기(2018년)엔 정부가 수요를 억눌러 고가 1주택 선호현상이 벌어지면서 집값이 106% 상승했다.

보고서는 “도시 집중화와 양질의 주거 환경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지만,
도심 지역의 공급 부족과 수요 억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도 1인당 GDP보다 크게 올라
1988년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후 최저임금도 가파르게 올랐다. 이에 따라 1990년 690원이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20년 8590원으로 명목상 12.4배 상승해 같은 기간 1인당 GDP 상승률(4.8배) 보다 3배 가까이 인상됐다.

이에 따라 청년들이 2020년 데이트 1회 비용(6만8720원)을 마련하기 위해 투입해야 할 아르바이트 시간은 8시간으로 1990년(1만9320원·28시간)보다 20시간 감소했다.

공무원 월급(7급 초봉 기준)도 30년간 23만9000원에서 188만원으로 7.9배 상승했고, 사병 월급(육군 병장 기준)은 1980년 3900원에서 현재 54만1000원으로 무려 139배 상승했다. 이에 따라 육군 병장이 한달 월급으로 살 수 있는 초코파이 개수는 1980년 39개에서 2020년 1352개로 35배 증가했다.

◇농축산물·공산품은 낮은 물가 상승
쌀값(4kg 기준)은 3000원에서 9500원으로 3.2배, 닭고기는(1kg 기준)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 상추가 8.5배 상승하는 등 대부분 식재료 가격은 40년간 9배 미만 상승하는데 그쳤다.

보고서는 “국내 경제의 비약적 성장과 생산성 증대, 교역 확대 등으로 먹거리는 1980년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저렴해졌다”고 설명했다.

기술 진보와 생산성 증대 등의 영향으로 컬러 TV(20인치 기준)와 국제전화(한국·미국 1분 기준)는 40년간 각각 0.6배 0.2배 올랐고 중형 자동차 가격은 6.1배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1980년대 다방에서 주로 팔던 커피 한잔 가격은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대중화로 프리미엄 커피 붐이 일면서 40년 만에 200원에서 4100원(스타벅스 아메리카노)으로 20.5배 급등했다.

[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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