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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수원서 자가격리 어기고 스크린골프 즐긴 영국인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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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도시서 23명 밀접 접촉… 시 “법적책임 묻겠다”

세계일보

지난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 입국자 중 코로나19 관련 유증상자들이 검사를 위해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격리시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수원시에 사는 30대 영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증상으로 입국해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닷새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심지어 스크린골프를 즐기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선 공개 이후 시민들 사이에서 공분이 일자 수원시는 이 영국인을 상대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29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에 거주하는 영국인 남성 A씨는 태국을 방문한 뒤 지난 20일 오전 8시45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지난 14일부터 이미 기침 증상이 나타나 감염 경로가 태국인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공항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경기 용인으로 온 뒤 버스를 타고 수원시 영통구 황골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자신의 오피스텔까지 걸어갔다. 그때부터 사흘 동안 별 제약 없이 평범한 생활을 이어간 A씨는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자 23일 오후 3시30분 영통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 채취를 했다.

문제가 되는 건 23일 이후 A씨의 행적이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무적으로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도 이를 어기고 수원시와 인근 도시를 돌아다닌 것이다.

세계일보

수원시청 페이스북 캡처


A씨는 검사를 받은 다음날인 24일 오전 9시40분 수원시 영통3동에 있는 스크린골프장을 방문해 스크린골프를 즐겼다.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그는 골프장 방문 후 3시간가량 지난 24일 낮 12시50분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성남병원으로 이송됐다.

보건당국은 A씨가 한국에 입국한 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수원, 용인, 과천, 서울 등 4개 도시를 이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A씨의 접촉자로 분류된 사람은 총 23명에 달한다. 이들은 모두 자가격리 중이다.

A씨의 동선이 공개되자 수원시청 홈페이지 시민게시판에는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데 이어 수원시 관계자는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한 채 외출해 수많은 접촉자를 발생시킨 것에 대해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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