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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한진 왕권 분쟁' 사실상 일단락...단기간 뒤집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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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사회 구성원은 총 11명으로 늘었으나 조현아 3자 연합 추천 이사 후보는 한 명도 선임되지 못했다.

지분을 꾸준히 늘린 조현아 3자 연합이 당장 임시주총을 요구해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기존 이사 해임과 추가 이사 선임이 힘든 만큼 경영권 장악은 단기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한진칼에 따르면 이사 해임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조 회장 진영이 임시주총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은 42.39%다. 조현아 3자 연합이 주주제안으로 임시주총에 이사 해임 안건을 상정하더라도 통과가 될 수 없는 구조다.

이번 정기주총에서도 정관 변경 등 특별결의 사항은 양 진영 견제로 모두 부결됐다.

경영권 장악을 위해선 주요 경영 사안이 결정되는 이사회 구성원 과반수 확보가 필수다. 이사회 결의 요건이 이사 과반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 찬성이기 때문이다.

조현아 3자 연합이 경영권을 장악하려면 주주 제안으로 한진칼 신임 이사 후보 12명을 추천하고, 모두 선임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회사 이사회 구성원은 10명 이하다.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한진칼 이사는 이미 11명으로 늘었다. 추가 이사 선임은 이사보수 등을 고려할 때 비효율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조현아 3자 연합이 임시주총에서 이기려면 기관투자자, 와국인투자자, 소액주주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 비정상적 이사회 구성을 강행할 명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의결권 자문사도 일반적으로 신임 이사 후보와 기존 이사 간 전공 분야가 중복되면 찬성을 권고하지 않는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사회 구성원을 23명으로 늘리는 건 사실상 비현실적”이라면서 “그동안 회사 지배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주장한 3자 연합의 경영권 분쟁 명분이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이르면 2022년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 이사 임기 만료일이 2022년 3월 28일 4명, 2023년 3월 26일 7명이라는 점을 고려한 분석이다.

사모펀드 KCGI, 반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5년간 3자 연합 외부로 한진칼 지분을 팔지 못하는 주식 공동 보유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남은 과제는 지분 유지다. KCGI는 지분 매입을 위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왔다. 조 전 부사장 지분은 대출 담보와 상속세 관련 연부연납금 담보로 설정돼 있다.

조현아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이 위기에서 벗어나 정상화 궤도에 올라설 수 있도록 계속 주주로서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현 경영진에 아낌없는 보내 주신 신뢰에 감사드린다”면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 자본 확충 등으로 회사 체질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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