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라임 무역금융펀드도 전액 손실 우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400억 투자 규모 '플루토 TF-1호'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실사 결과 나오면 확정

고객 돈 1조6700억원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중 무역금융펀드 투자금 전액이 날아갈 우려가 제기된다. 라임운용의 환매중단 사모펀드 가운데 '플루토 TF 1호' 펀드(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만일 투자자들이 원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면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오는 31일 마감을 목표로 무역금융펀드의 실사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를 감안해도 4월 초에는 실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무역금융펀드의 개인 투자금 규모는 총 2400억원이다. '플루토 FI D-1호'(플루토)와 '테티스 2호'(테티스) 펀드 실사 결과는 이미 지난달 나왔으나 무역금융펀드는 자산 대부분이 외국 기업의 채권인 만큼 실사가 늦어졌다. 삼일회계법인이 자산 종류별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분석한 실사 결과를 통보하면, 라임운용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산별 평가가격을 조정한 뒤 예상 손익을 판매사에 알릴 예정이다.

무역금융펀드는 총 투자액 6000억원(5억달러) 중 개인투자금은 2400억원이고, 나머지 3600억원은 신한금융투자의 대출액(TRS·총수익스와프)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당 펀드가 전액 손실을 낼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달 금융감독원도 실사 결과를 발표하며 “(해당 펀드가 투자한) 5개 해외 무역펀드의 투자손실이 2억달러 이상 발생할 경우 전액 손실이 가능하며 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역금융펀드는 총 5억달러를 해외 무역금융펀드 5개에 투자했는데, 이 가운데 뉴욕 소재 무역금융 투자 회사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의 펀드에서 문제가 생겼다. IIG는 펀드의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하는 등 증권사기 혐의로 작년 11월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등록 취소와 펀드 자산 동결 등 제재를 받았다. 라임운용은 작년 1월쯤 IIG 펀드 투자금 절반 가량이 사라질 수 있음을 알고 무역금융펀드를 싱가포르 소재 특수목적법인(SPC)에 장부가로 처분하고 5억달러의 약속어음(P-note·Promissory Note)을 받았다.

그러나 IIG펀드가 공식 청산 단계에 들어가 약속어음 가운데 1억달러의 원금이 이미 삭감됐고, 나머지 약속어음마저 고정이자와 원금을 3~5년에 걸쳐 수취하는 조건이어서 나머지 원금도 조기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무역금융펀드에 2억달러 이상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전액 손실을 보게 되는데, 이미 1억달러의 원금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한편, 라임운용이 최근 코로나 여파로 다른 환매 중단 펀드의 투자금 배분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혀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이 무역금융펀드에도 변수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라임운용은 지난 26일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 등 판매사들에게 당초 6월 말까지 투자금을 배분하려 했던 '크레디트 인슈어드 1호'(CI) 펀드의 상환이 지연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CI 펀드는 무역금융 매출채권에 투자하고 있는데, 경제 상황이 나빠져 매출채권 상환 의무가 있는 업체들이 상환을 1~2개월 늦춰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 라임운용 설명이다. 라임운용은 판매사들에 보낸 안내문에서 "수입 업자들에 조속한 대금 납입을 촉구하는 한편 회수 일정을 확정지을 방법을 수입업자, 매출채권 매도자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금융펀드는 검사 결과 불법행위가 상당 부분 확인돼 분쟁조정이 추진된다. 금감원은 오는 4~5월 내·외부 법률자문을 통해 피해구제 방안을 검토하고, 상반기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해 조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형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