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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LIG그룹 탄생 주역...금융업 포기 비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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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 숙환으로 28일 별세

LG 초석 다지고 금융그룹으로 계열분리

건설이 화근, LIG손보 매각 후 사세 위축

방산업체 LIG넥스원 중심 그룹 재편

서울경제


구자원(사진) LIG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8일 오전11시15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고(故) 구인회 LG 창업주의 첫째 동생이자 창업 멤버인 고 구철회 전 LIG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12월 타계한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이다.

1935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해 고려대 법대와 독일 쾰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4년 락희화학에 입사한 뒤 럭키증권 사장, 럭키개발 사장, LG정보통신 부회장을 거치며 LG그룹의 정보통신 사업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구 명예회장은 당시 구본무 회장이 3세대 경영에 나서며 LG를 떠났다. 삼촌 격인 본인이 계속 LG에 남아 있을 경우 고 구본무 회장의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 명예회장은 부친인 고 구철회 창업고문이 1969년 LG의 2세대 경영에 떠난 것처럼 LG의 3세대 경영이 시작되자 LG를 떠나 새로운 선택을 시도한다.

구 명예회장은 1999년 LG화재를 계열분리해 LG그룹에서 독립한 후 2006년 사명을 LG화재에서 LIG손해보험으로 변경하면서 LIG그룹을 탄생시켰다. 보험을 핵심 먹거리로 삼아 종합금융회사로의 발전을 타진했다. 그러나 건설업에 눈을 돌린 것이 화근이 됐다. 2011년 LIG건설 기업어음(CP) 사건으로 큰 타격을 받는다. 당시 상황이 나빠진 LIG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음에도 CP를 발행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구 명예회장은 검찰의 수사를 받고 2년에 걸친 재판을 치렀다. 공교롭게도 당시 수사총괄은 현 검찰총장인 윤석열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였다.

이후 LIG그룹은 2013년 CP 투자자 피해보상금 마련을 위해 LIG손해보험 주식 전량을 매각하며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을 중심으로 재편했다. 구 명예회장은 LIG넥스원의 명예회장직을 맡았다. LIG넥스원은 순수 방산업체 최초로 2015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유족으로는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구지연씨, 구지정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1일 오전이다. 장지는 경남 진주 선영이다. LIG넥스원 측은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치른다”고 밝혔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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