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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중견기업 강국을 향해 뛴다 ②] 반도체 장비업체 제우스, "반도체 최신 세정장비 개발…수율 향상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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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생텍쥐베리의 '인간의 대지'에 나오는 주인공인 비행우편 배달 조종사 기요메는 눈보라 치는 안데스산맥에 불시착합니다. 그러나 아내와 동료들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눈보라를 헤치면서 고통을 무릅쓰고 산을 내려옵니다."

지난 24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제우스 공장에서 만난 이종우 대표(사진)는 1970년부터 반세기 넘게 생존해온 제우스의 원동력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제우스는 작년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매출액은 3234억원으로 전년(4535억원)보다 30% 감소했다.

이 대표는 "하반기부터 회복해 내년에는 예년 수준을 기대하지만 무엇보다 엔지니어라는 사명감으로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우스의 주력 사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반도체 세정 장비인 아폴론이다. 아폴론의 프로세스 체임버에 로봇이 반도체 웨이퍼를 투입하면 체임버 내에서는 웨이퍼 표면 처리를 위해 '약품 처리→세정→건조 처리' 순으로 자동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종류 화학약품을 사용해 웨이퍼 표면의 불필요한 막질이나 '파티클'이라고 불리는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시간당 웨이퍼 500매를 세정할 수 있는 12체임버형 '이온'도 개발해 생산 중이며 이는 아폴론보다 1.6배가량 시간당 세정 능력이 우수하다. 최근에 개발된 BW3700 장비는 세계 최초로 기존 웨이퍼 간격을 5㎜에서 7㎜ 구조로 개발해 반도체 제품 수율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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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직원들이 반도체 세정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제우스]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에서는 2004년 독자 기술로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한 HPCP가 전 세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다. HPCP는 글라스에 도포된 포토레지스트를 '핫플레이트(HP)'라는 열판에 일정한 시간과 온도로 가열시키고 '쿨 플레이트(CP)'라는 냉각판을 통해 뜨거워진 글라스를 빠르게 식혀 다음 공정으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장비다. '고온열풍 오븐(OVEN)'은 대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에 사용하는 열처리 장비로, 사용온도 300~450도에서 오차범위 ±3도까지 대응이 가능하며 냉각 시스템을 통해 300도 이상 온도를 30분 만에 상온으로 낮춘다.

로봇은 제우스의 미래 먹거리다. 대표적인 것이 4년여간 공들여 작년에 출시한 산업용 다관절 로봇 '제로'다. 제로는 어떤 각도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패스 스루(Pass-Through) 동작 기능으로 좁은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생산 업무를 할 수 있다. 제로는 동급 대비 최경량 무게(17㎏)인 데다 오차범위가 ±0.02㎜밖에 안 되는 최고 수준의 반복 정밀도를 자랑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모델인 델타와 스카라 로봇이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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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경기 화성 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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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우스는 경기 화성시에 지난해 완공한 1차 공장 외에 2차 통합사업장과 웨이퍼 공정 테스트 공장을 증설하며 공격적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증설 규모는 통합사업장 면적 2만7522㎡(약 8340평), 웨이퍼 공정 테스트 공장 3568㎡(약 1081평)이며 총 379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화성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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