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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해외유입 확진 늘자 강수…격리비용 본인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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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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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다음달 1일 0시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의무적 격리를 확대 시행한 것은 해외 유입이 한풀 꺾인 코로나19의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일본에 이어 중국도 최근 외국인 입국 금지를 시행해 우리나라도 마냥 '잠재적 코로나19 감염자 유입'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도 작용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9일 0시 기준 검역 확진자가 21명 추가돼 해외 유입 확진자는 모두 412명(외국인 35명 포함)으로 늘었다. 이는 총 확진자 중 4.3%이지만 하루 평균 미국·유럽 입국자가 3500~4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존 입장과 달리 격리 비용도 자가격리자 스스로 부담하도록 했다. 정 총리는 "국내에 거처가 없으면 정부 제공 시설에서 2주간 강제 격리하고 비용은 스스로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모든 입국자를 격리 조치하면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은 데다 비용을 부담시킴으로써 긴급하지 않은 국내 방문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거소가 없는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정부가 제공하는 시설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호텔 등 숙박업소에서 자가격리는 불가능하다. 이때 1일당 10만원으로 총 14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내국인도 시설에 입소하면 동일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치료비는 내·외국인 모두에게 지원된다.

또 정부는 체류기간에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자가격리를 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기존 유럽과 미국발 입국자 중 단기체류자는 '능동 감시' 대상이었으나 앞으로는 모두 자가격리에 처해진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해외 입국자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자 정부는 '전면적 입국금지 조치' 외에 모든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다. 지난 27일에는 한국발 비행기 탑승객에 대해 발열체크를 의무화하고 37.5도가 넘으면 탑승을 금지하는, 사실상 유증상자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와 감염학회 등 전문가집단은 "한시적 입국 제한은 감염 확산 감소뿐만 아니라 의료진을 포함한 많은 인력의 '번아웃'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9538명 중 5033명이 격리가 해제돼 완치율이 52.5%(28일 50.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68일 만인 28일 50%를 넘어섰지만 집단감염과 해외 유입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추가 확진자는 105명으로 42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서울은 구로구 만민중앙성결교회와 관련된 집단감염으로 20명이 새로 확진됐다. 만민중앙교회는 전일 대비 6명 늘어나 총 13명이 확진을 받았다. 이 교회는 이달 5일 무안 만민중앙교회 20주년 행사에 신도 7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감염 경로와 행사 참석자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검역 과정에서 확진된 해외 유입 사례는 21명이다.

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총확진자 중 81.1%(신천지 53.1% 차지)는 집단 발생과 연관성이 확인됐고 4.3%(412명)가 해외 유입이다. 요양병원이나 집단 발병과 관련된 사례는 16.4%, 확진자 접촉은 11%를 차지하고 있다. 평균 치명률은 1.59%, 80세 이상 확진자 치명률은 17.5%에 달한다.

대구·경북 지역은 전날 73명에 이어 25명이 새로 확진을 받아 '328(3월 28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대구운동'을 무색하게 했다. 방역 당국은 대구의 한 건물에 입주해 있는 대실요양병원과 제2미주병원에서 무더기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집단감염 경로 추적에 나섰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들 병원의 정확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데다 환자들의 진단검사가 진행돼 해당 병원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대구시에 따르면 달성군에 있는 대실요양병원과 제2미주병원에서 지금까지 각 90명, 75명 등 모두 16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병원은 지상 12층짜리 같은 건물에서 위아래로 나란히 입주해 있다. 건물 3~7층에 자리 잡은 대실요양병원에서 지난 18일 병원 종사자 2명이 확진된 사실이 확인됐고, 19일 8명이 추가되더니 20일에는 환자 등 총 52명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보건당국은 지난 21일 제2미주병원 종사자 72명부터 검사했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26일에 환자 1명이 확진됐고 27일에는 50명 넘게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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