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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선의의 피해자' 논란 정순균 강남구청장, 결국 이틀 만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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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의와 다르게 논란돼 심려 끼쳐드렸다"

"강남구, 해외입국자 많아…확산방지 노력"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증상이 나타났지만 4박 5일간 제주 여행을 강행한 미국 유학생 모녀(母女)에 대해 '선의의 피해자'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던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29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정 구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주도 방문 모녀 확진자와 관련한 저의 발언이 진의와 전혀 다르게 논란이 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함께하고, 고생하고 계시는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과 강남구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조선일보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29일 최근 제주도 방문 모녀 확진자와 관련해 '선의의 피해자'라고 발언한 데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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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동안 보내주신 여러분의 말씀과 지적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더 철저히 임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심기일전해서 강남구민들의 건강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국민이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해외입국자 유입이 가장 많은 강남구에서의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예방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했다.

강남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학하다 지난 15일 귀국한 A씨와 그 어머니는 지난 20일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A씨는 제주도 입도 첫날 저녁부터 오한과 인후통 등의 증상이 있었지만 닷새의 여행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이후 모녀는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고, 소셜미디어에선 ‘외국을 다녀온 입국자가 14일 자가격리 조치를 지키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자 제주도는 지난 26일 "유학생 모녀가 유(有)증상이었음에도 여행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가 있었다"며 방문 업소 폐쇄·방역 조치 등 피해를 고려해 1억원대의 민사상 손해배상소송과 형사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27일 유학생 모녀에 대해 "코로나 발생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라고 해 논란이 커졌다. 정 구청장은 "모녀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제주도에서 손해배상 소송 제기 방침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료에 전념해야 할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고도 했다.

정 구청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강남구청 홈페이지에는 “구청장인지 변호사인지 모르겠다”, “선의의 피해자라는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 등의 비판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다음은 정 구청장의 입장문 전문.

제주 방문 무녀 확진자 건에 대한 구청장 입장

최근 제주도 방문 모녀 확진자와 관련한 저의 발언이 진의와 전혀 다르게 논란이 되고, 코로나19 확산방지에 함께하고, 고생하고 계시는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과 강남구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여러분의 말씀과 지적을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더 철저히 임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심기일전해서 강남구민들의 건강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국민 여러분들이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강남구청장으로서 이러한 고통과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해외입국자 유입이 가장 많은 강남구에서의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예방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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