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러한 한은의 무제한 돈 풀기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더 두고 볼일이다. 우선 이번 무제한 돈 풀기는 은행과 증권회사 등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와 은행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하는 방식이다. 1997-199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2008-2009 국제금융위기 당시에도 없었던 일이다.
한은의 무제한 돈 풀기는 미국·일본 등의 양적완화와는 크게 차이가 있다. 미·일은 국채와 은행채 외에도 회사채까지 무제한 매입함으로써 회사의 자금난을 덜어주는 데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도움을 준다. 이에 비해 한은은 위험한 회사채 매입을 피하고 안전채권으로 평가되는 국채와 은행채만 매입기로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는 4월에 만기가 돼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모두 6조5000억원에 이른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1년 이후 4월 만기 상환물량 중 최대규모다. 국내에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조차 회사채 만기폭탄을 앞두고 있다.
만기회사채 상환을 위해 회사채 재발행을 계획하지만 사주겠다고 약속하는 곳이 없어 목표액을 못 채우고 애를 태우고 있다. 판매급감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자동차회사들도 올 들어서부터 유동성 위기설이 나돈다. 이들 기업에는 한은의 무제한 돈 풀기가 그림의 떡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부는 과거 두 차례의 금융·외환위기를 극복한 성공경험이 있다. 현 정부는 당시 경제팀으로부터 밤샘해 배워서라도 실효가 있는 대처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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