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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4월부터 모든 입국자 2주간 의무격리… '온라인 개학'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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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총리 “코로나 유입 추가 대응 / 거처 없으면 정부시설서 격리” / 국적 불문… 비용은 본인 부담 / 68일 만에 완치율 50% 달성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입국을 사실상 제한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모든 국내 입국자를 2주간 격리조치하기로 했다. 최근 해외 유입 확진자가 신규 환자의 20∼50%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해진 데 따른 조치다. 특정 국가와 대륙에 대한 선별적인 검역 강화로 시기를 놓치다가 뒤늦게 빗장을 걸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의료계를 중심으로 정부가 모기장을 열어놓고 모기를 잡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4월 1일 0시부터 지역과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입국자에 대한 2주간의 의무적 격리를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가 유럽과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지만 유례없이 가파른 글로벌 확산세를 감안하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관광 등 중요하지 않은 목적의 입국을 사실상 차단하기 위해 단기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도 의무적 격리를 확대 적용하겠다”며 “국내에 거소가 없으면 정부 제공 시설에서 2주간 강제 격리하고 비용은 스스로 부담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정부가 이르면 30일이나 31일 유치원과 초중고의 다음 달 6일 개학 여부를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를 찾은 학부모가 EBS 교재를 살펴보고 있다. 이제원 기자


각급 학교 개학을 세 차례 연기한 정부는 ‘등교 개학’ 대신 ‘온라인 개학’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월6일 개학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학교를 통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사라지지 않아서다. 정 총리는 전날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간담회를 갖고 4월6일 개학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교육감 대다수는 6일 개학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개학 관련 최종 방침을 이르면 30일, 늦어도 31일 발표할 예정”이라며 “온라인 개학과 관련해 지역별 방역 현황, 학사일정 부담 등을 고려한 모든 선택지를 두고 구체적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성년 감염자가 꾸준히 나와 예정대로 등교 개학을 강행하면 학교가 ‘슈퍼전파지’가 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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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9583명 중 19세 이하는 619명(6.5%)으로 집계됐다. 이 중 0∼9세가 111명, 10∼19세가 508명이다.

그동안 방역당국이 강조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등교 개학으로 느슨해질 수 있다는 점도 정부가 개학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브리핑에서 ‘학교 개학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간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이런 부분을 완화하면 또다시 대규모 감염 위험이 증폭할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밀폐된 실내에서 이뤄지는 모임을 하는 데 위험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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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닥다닥 줄지어 계산… 사회적 거리두기 무색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29일 경기 파주의 한 아웃렛 매장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파주=이재문 기자


완치 후 재확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김포시에서는 코로나19 완치 뒤 다시 ‘확진’ 판정을 받은 일가족이 나왔다.

김포시에 따르면 30대 부부와 자녀인 생후 17개월 된 여아가 각각 분당서울대병원과 명지병원 등에서 퇴원했다가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내 코로나19 완치자 2명도 퇴원 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완치자 수가 격리치료 중인 환자 수를 넘어서는 ‘긍정적인’ 성과도 나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누적 확진자 수 중 완치된 확진자 수가 격리치료 중인 확진자보다 많아져 완치율 50%를 달성했다”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완치율 50%는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축하할 만한 자그마한 성과”라고 말했다. 28일 0시 기준 국내에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사람은 4811명으로, 격리 상태에서 치료 중인 환자 수(4523명)를 추월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68일 만이다.

최형창·김승환·이진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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