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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수원 영국인 확진자도 닷새간 ‘무개념 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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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전부터 증상… 자가격리 무시 / 서울·용인·수원·과천 돌아다녀 / 마스크 한번도 안써… 23명 접촉 / 부산서도 독일인 학생 등 2명 확진

세계일보

지난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 입국자 중 코로나19 관련 유증상자들이 검사를 위해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격리시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수원시에 사는 30대 영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마스크를 쓰지 않고 4개 도시를 돌며 23명을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을 방문한 뒤 지난 20일 입국한 이 남성은 해외 체류 당시부터 기침 등 증상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시는 입국 뒤 2주간의 자가격리 지침을 어긴 이 남성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기로 했다.

29일 수원시에 따르면 영국인 남성 A씨는 지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용인까지 이동했다. 이어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수원 영통구 자택(오피스텔)으로 돌아왔다. 이튿날에도 지인의 차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고 이후 지하철로 수원역을 거쳐 자택 인근 청명역까지 이동했다. A씨는 22일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수원반달공원을 방문해 3시간가량 머물렀다. 몸에 이상 증상을 느낀 23일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영통구보건소를 방문해 검체 채취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검사 이후에도 자전거를 타고 다른 지역을 방문했다. 심지어 확진 판정 직전인 24일 오전에는 지인들과 어울려 동네 스크린골프장에서 운동을 즐겼다. A씨는 당일 오후 경기의료원 성남병원으로 이송됐다.

방역 당국은 A씨가 입국 직후 단 한 차례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방문한 도시는 서울과 수원, 용인, 과천 4곳에 이른다. 아직 접촉자 가운데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으나 다중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등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한 외국인 입국자들의 ‘무개념’ 도심 활보는 부산에서도 이어졌다. 부산시에 따르면 28일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독일인 유학생 B씨는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학교와 식당, 주점, 해변 등을 돌아다녔다. 지난 13일 입국한 B씨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며 부산대 건물과 인근 식당에 장시간 머물거나 해운대 해변을 찾았다. 또 야외농구장과 지하철역, 커피숍을 방문했다. 부산대 인근 주점에선 새벽까지 술을 마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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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부산에선 주말 동안 해당 독일인 유학생을 포함해 해외 입국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국 영주권자인 40대 남성은 미국과 일본을 거쳐 지난 20일 입국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동선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처럼 외국인 입국자들의 거침없는 활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사회에선 강경 대응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들의 코로나19 불감증이 2, 3차 감염의 원인이 될 것이란 우려 탓이다.

수원에선 영국인 A씨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외국인이라고 봐주지 말라”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거대한 방죽도 개미구멍 하나에 무너질 수 있다”며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한 만큼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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