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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사전에 '신인선하다' 오를 때까지, 트로트 재개발은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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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9위 오른 신인선, '에어로빅' '봉춤' 등 매회 화제

"'국회의원 신기남 아들' 대신 '신인선 아버지 신기남' 됐어요"

"최고의 무대는 '쌈바의 여인', 가수였던 큰 아버지 기린 무대"

“울 아빠 뽑아주세요!” 1996년 다섯 살 꼬마 신인선은 선거 유세 판에서 놀았다. 아빠 차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게 신났고, 어른들 앞에서 춤추고 재롱부리면 마냥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쟤네 아빠 신기남 국회의원이래” 하며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부담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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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가수 신인선. 서울 정동 조선일보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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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눈 밖에 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초·중·고교 12년 학급회장과 전교 회장을 했던 ‘범생이’ 신인선은 대입 수능을 치른 뒤 집을 나갔다. “경희대 정외과에 합격했는데, 정말 그쪽(정치)으로 가야 할 것 같은 거예요. 하고픈 일에 도전하려고 처음으로 아버지 뜻을 거슬렀지요.” 서울예대 연기과 수석 합격. 고 3때 재미 삼아 출전한 서울시 가요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경력이 있었다. 노래나 연기를 배워본 적 없었지만 핏줄에 녹아 있는 듯했다. 큰아버지는 1990년대 트로트 가수로 활동한 신기철씨, 고모는 최초의 여성 국립극장장을 지낸 신선희 무대미술가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9위로 마감한 신인선(29)은 “뮤지컬 오디션에서 밥 먹듯 탈락해 봤기에 101인 예선에만 올라도 좋겠다고 간절히 빌었다”면서 “매회 결승 무대를 꾸민다는 각오로 뛰었다”고 말했다. 에어로빅(데스매치 ‘사랑의 재개발’), 봉춤(‘사랑과 정열’ 팀미션), ‘쌈바춤’(준결승 ‘쌈바의 여인’) 등 ‘극한직업’ 수준의 경이로움을 선사했다. 바지를 걷어 보여준 종아리 곳곳엔 멍 자국이 아직도 선명했다. “봉춤 때는 8개월 걸린다는 무대를 단 몇주 만에 해내니 춤 선생님이 감격하며 펑펑 우셨지요. ‘쌈바’는 하루 10시간 넘게 밥도 안 먹고 연습했어요.” 손님 3명 있는 고깃집에서, 식당 주방에서, 논두렁에서 공연한 적도 있기에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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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가수 신인선. 서울 정동 조선일보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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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에 드는 무대는 설운도 레전드 앞에서 선보인 ‘쌈바의 여인’. 경연 중 폐암 말기로 숨을 거둔 큰아버지에 대한 헌정 곡이기도 했다. “가수로 빛을 보시진 못했지만, 조카가 노래한다니 그렇게 좋아하며 응원해주시더라고요. 예선 합격했단 소식에 말씀하신 ‘잘해 인마’가 마치 유언같이 들렸어요.” 2013~2014년 해군 연예병사로 복무하면서 공연 마지막은 ‘샤·빵·무·쌈(샤방샤방-빵빵-무조건-쌈바의 여인)’으로 장식하며 연습했기에 노래에 자신이 있었다.

미스터트롯을 통해 끈끈한 ‘브로맨스’도 얻었다. 그에게 ‘허벅지왕’ 타이틀을 안긴 허벅지 싸움에서 서로를 향해 ‘무특징’-‘무근육’이란 별명 한 방씩 선사했던 임영웅, “만져보고 깜짝 놀랐던 어마어마한 굵기의 근육 ‘금벅지’가 에펠탑처럼 견고했다”던 김호중과는 ‘동갑내기 91라인 트리오’ 무대를 만들어보자 할 정도로 가깝다. ‘(학생)회장 커플’로 알려진 이찬원과 만나면 정치·사회·문화 이야기도 나눈다. 주현미의 ‘또 만났네요’ 무대를 함께 꾸민 영탁과는 “죽을 때까지 같이 가자”고 맹세한 형님·아우 사이가 됐다. 봉춤 멤버 나태주, 준결승서 ‘센 캐(릭터)를 상대로 골라 인생 최고 무대 만들자’고 각오를 다졌던 ‘끼쟁이’ 김수찬과도 찰떡궁합이다.

2016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트로트 가수를 겸하며 4년간 활동했어도 알아보는 이가 없었는데 이젠 마스크를 써도 알아본단다. 스무 살 때부터 매일 뛰던 서울 화곡동 우장산을 달리다 그를 알아본 어머니 팬들에게 둘러싸여 1시간 넘게 즉석 팬 미팅을 하기도 했다. “미스터트롯은 ‘신인선의 재개발’이에요. 예전엔 ‘신기남 아들 신인선’이었는데 이젠 ‘신인선 아버지 신기남’이래요. 부모님 너무 좋아하시죠. 새벽에 스케줄 끝나도 버선발로 마중 나와 계시는 걸요. ‘유쾌하고 싱싱하며 발랄한 느낌의 형용사적 명사’라는 이미지의 ‘신인선하다’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엔 못 올리겠지만, 죽을 때까지 ‘신인선한 신인선’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촬영도 ‘신인선하게’ 열심이었던 신인선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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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가수 신인선이 보내는 사랑의 하트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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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가수 신인선. 한쪽 보조개 누르기로 시작했던 '볼콕'이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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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가수 신인선이 '쌈바의 여인' 동작을 재현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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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가수 신인선. '사랑의 재개발' 에어로빅 동작 재현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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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가수 신인선. 서울 정동 조선일보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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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가수 신인선. 서울 정동 조선일보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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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가수 신인선. 서울 정동 조선일보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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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디한 모습으로 촬영에 나선 신인선.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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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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