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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교향곡 ‘한국’ 쓴 ‘폴란드 음악 대통령’ 펜데레츠키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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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겸 지휘자…종교음악 등 현대음악사 큰 족적

경향신문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 작곡가·지휘자로 교향곡 5번 ‘한국’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29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87세.

펜데레츠키의 부인 엘즈비에타가 설립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협회는 AFP통신 등 외신들을 통해 펜데레츠키가 고향인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이날 밝혔다.

‘폴란드의 음악 대통령’이라 불리는 펜데레츠키는 1933년 데비차에서 태어나 크라쿠프음악원을 졸업했다. 크라쿠프음악원 교수로 있던 1959년 ‘10개의 악기와 낭독 및 소프라노를 위한 스트로페’를 작곡하며 이름을 알렸다. 1960년에는 전위음악인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위령곡’을 작곡,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후 ‘성 누가 수난곡’ ‘폴란드 레퀴엠’ 등 종교음악과 교향곡 등으로 20세기 현대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악기만이 아니라 톱으로 나무를 써는 소리 등을 적용, 음악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펜데레츠키는 사회참여적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예술은 작품을 구성하는 소리를 뛰어넘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9·11테러 당시 반폭력 정신을 담은 피아노협주곡 ‘부활’을 작곡하기도 했다.

또 그의 음악은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공포영화 <엑소시스트>(1973),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1980),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광란의 사랑>(1990) 등에 사용되며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을 받았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1991년 한국 정부로부터 광복의 의미를 담은 작품을 위촉받아 ‘한국’이란 부제가 붙은 교향곡 5번을 발표했다. 2009년에는 서울국제음악제 명예 예술감독으로 위촉돼 내한했으며, 지난해에는 서울국제음악제에서 내한공연을 펼치려 했으나 건강상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그의 제자인 작곡가 류재준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하고 존경하는 스승이신 펜데레츠키 선생님이 소천하셨다. 그분의 음악과 사랑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문학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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