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폴란드 음악 대통령' 펜데레츠키, 고향서 영면... 향년 87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폴란드 출신 세계적인 작곡자·지휘자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29일(현지 시각) 고향 크라쿠프에서 영면했다. 향년 87세.

이날 AFP통신은 펜데레츠키의 아내 엘즈비에타가 설립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 협회’가 펜데레츠키가 세상을 떠났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펜데레츠키는 자택에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조선비즈

2011년 11월 11일 중국 베이징 콘서트홀에서 중국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자신의 교향곡 2번을 연주하는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연합뉴스EPA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펜데레츠키는 ‘폴란드의 음악 대통령’으로 불린다. 그는 1933년 폴란드의 데비차에서 태어났다. 이후 크라쿠프음악원을 졸업한 후 그곳의 교수로 활동했다.

펜데레츠키는 1959년 ‘10개의 악기와 낭독 및 소프라노를 위한 스트로페’를 작곡해 이름을 알렸다. 또 전위적인 음악으로 세계 음악계에 충격을 줬다. 52개 현악기로 연주한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위령곡(1960)’이 이 시기 대표작이다. 이 곡은 현을 긁는 소리, 사이렌 소리 등 전통음악 관점에서 소음으로 볼만한 소리로 음악을 만들었다.

펜데레츠키의 작품은 ‘크리스마스 교향곡’으로 불리는 교향곡 2번부터 전통적인 방식으로 회귀했다. 이 시기 작품은 현대음악과 17세기~18세기와의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된다.

펜데레츠키는 영화 음악에도 족적을 남겼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공포영화 걸작 ‘엑소시스트(1973)’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1980)’,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광란의 사랑(1990)’ 등에 그의 음악이 담겼다. 이런 활동으로 그는 그래미상을 5회, 에미상을 2회 받았다.

한국과 인연도 있다. 1991년 한국 정부에서 광복의 의미를 담은 작품을 위촉받아 ‘한국’이라는 부제가 붙은 교향곡 5번을 발표한 바 있다. 2009년에는 서울국제음악제 명예예술감독으로 위촉돼 내한했다. 그는 9.11테러 당시 반폭력 정신을 담은 피아노협주곡 ‘부활’을 작곡하는 등 사회 참여적인 작곡가이기도 했다.

작곡가 류재준이 그의 애제자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비올리스트 이화윤 등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